[현장] 박물관 연상케한 부산모터쇼 메르세데스-벤츠 부스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smpark@) 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06.13 11:29:39

'2018 부산국제모터쇼'가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가장 인상적인 부스는 메르세데스-벤츠였다.

최신 차, 더욱이 메르세데스-벤츠는 이같은 행사에 고급스러운 차를 늘어놓았을 것이라는 연상을 하게 되지만 몇백년 전 과거의 클래식 차들이 전시 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스는 클래식카를 비롯 미래차와 레이스 카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부산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만든 책자의 앞면에는 왼편에 세계 최초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오른편에는 콘셉트카 EQA가 마주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 기술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미래는 과거에서 시작된다'란 문구도 인상적이다.

전시관에는 10여종의 클래식 카가 놓여있다. 전시관에 있는 차는 진짜 당시 차가 아닌 레플리카(replica)이다. 전시된 모든 차는 독일 박물관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886년 칼 벤츠가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한 것으로 부터 시작됐다. 창업 정신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였다. 칼 벤츠는 1886년 1월, 독일 특허청에 특허번호 '37435'를 냈는데, '말 없는 마차'라고 불렸다. 발명품의 이름은 '가스엔진으로 움직이는 차량'이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사진=박성민 기자>
▲페이턴트 모터바겐<사진=박성민 기자>

특허번호는 등록됐고 자동차 시대는 시작됐다. 세계 최초 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통해 자동차 시대의 포문이 열렸다. 칼 벤츠의 발명품인 자동차는 당시, 그 자체로 역사를 바꿀 만큼 의미가 컸으나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낯설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존재였다. 첫 차는 마차라기보다는 움직이는 의자에 가까웠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엔진 기술의 선구자인 고틀립 다임러의 '괘종시계 엔진'은 자동차의 시대를 앞당겼다. 그리고 다임러의 조수였던 빌헴름 마이바흐, 베르타 벤츠, 에밀 옐리네과 메르세데스가 세 꼭지별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세 꼭지 별의 시작은 1909년 6월, 고틀립 다임러가 마을 그림에서 자신의 집을 표시하는 데 썼던 것에서 시작됐다. 이는 어느새 땅, 바다, 하늘로 엔진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됐다.



▲메르세데스-심플렉스 28/32 hp<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심플렉스 28/32 hp<사진=박성민 기자>

1901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메르세데스-심플렉스는 큰 인기를 얻었다. 실플렉스는 새 차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다임러가 '새로운 메르세데스의 간결함'을 뜻하는 이름을 더한 것이다. 전시장에는 메르세데스-심플렉스 28/32 hp가 전시 돼 있는데 대형 고급차와 소형차 사이에 자리한 모델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24/100/140 hP<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24/100/140 hp<사진=박성민 기자>

1924년 슈퍼차저 엔진이 완성됐고 배기량은 4.0리터와 6.3리터 두 종류였다. 이 중 더 높은 출력은 내는 직렬 6기통 6.3리터 엔진은 당대 최상위 모델인 24/100/140 PS에 탑재됐다. 세 개의 숫자는 엔진의 출력을 뜻한다. 24/100/140 PS는 5인승 오픈 투어러를 기본으로 최고급 풀만 세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W 25<사진=박성민 기자>

1934년 '실버 애로우'라 불린 레이싱카 메르세데스-벤츠 W 25가 나왔다. 1930년대 초반는 세계적 대공황의 여파로 암울한 시기였다. 당시 모터 스포츠는 사람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첫 경주 출전을 하루 앞두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견됐다. 차 무게가 규정에서 정한 750킬로그램보다 1킬로그램 가까이가 무거웠다. 기계적인 부분에 손을 대지 않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시도했다. 차에 칠한 흰색 페인트까지 모두 갈아내고 나서야 겨우 무게를 맞출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W 25<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W 25<사진=박성민 기자>

W25 경주차는 은색 알루미늄 차체를 드러낸채 경주에 출전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W25 경주차는 연승 가도를 달리며 은빛 화살 즉 실버 애로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른 독일 브랜드들도 알루미늄 차체를 쓰면서 은색은 독일 경주차의 상징이 됐다. 지금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져 메르세데스-벤츠 F1팀의 이름은 실버 애로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는 폐허 속에서 미래를 열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다시금 정상의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대형 럭셔리 세단을 개발하는 작업에 나섰는데 그 차량은 220Cabriolet B(W 187)이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실질적인 최고 모델이었고 S-클래서의 직계 조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차가 발전을 거듭, 오늘날의 S-클래스가 된 것이다.


▲300L<사진=박성민 기자>
▲300L<사진=박성민 기자>

오랜 공백기 이후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의 순수 혈통 스포츠카가 부활한 것은 1954년의 일이다. 해당 차량은 300L이다. 많은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메르세데스-벤츠로 기억되는 차다. 도어를 위로 들어올렸을 때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이 되는 걸윙(gull-wing) 도어는 차체 옆 부분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탓에 일반 승용차와 같은 형태의 도어는 달 수 없었기 때문에 나온 형식이었다. 기능과 디자인의 결합이라는 철학은 이후의 모든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카에 영향을 미쳤고 지금까지도 그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600 Pullman W 100<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600 Pullman(W 100)<사진=박성민 기자>

럭셔리 세단 600은 처음부터 소수의 특별한 고객을 위한 차였다. 대부분 고객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해 꾸밈새가 똑같은 차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내부에서 W100으로 불린 600은 4도어 세단으로도 제작됐지만 상당수는 차체 중간을 늘린 리무진 형태의 풀만으로 나왔다. 실내에는 7-8명이 탈 수 있었다. 서로 마주보는 형태이고 새로운 시도였다. 도어는 4개와 6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600은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왕족, 유명 인사가 대중 앞에 설 때 그들이 지난 권력과 명예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600의 품격과 권위는 지금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풀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풀만이라는 이름은 현재는 방탄차에 붙여지고 있다.

부스에는 순수 전기 컨셉카 EQA가 전시 돼 있는데 해당 차량을 봄과 동시에 클래식 카, 레이스 카를 보게 되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부스는 모터쇼가 아닌 박물관에 온 듯 했다. 차별화를 보이는 시도였고 독일 멀리서 가져와 많은 노력 또한 필요했을 것이다. 그곳 박물관에서 이번에 한국에 옮겨지며 처음 밖으로 차가 나오기도 했다.

자동차는 무엇보다 이동수단이며 탈 것이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나오게 된 과정에서도 말 없는 마차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어왔다. 내연기관이 동력원이 됐고 이후 자동차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1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빌리티에서 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 및 서비스, 전기 구동화, 'CASE' 전략(Connected, Autonomous, Shared & Service, Electric)을 제시하며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 EQ를 필두로 하고 있다.

이번 부산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오늘의 메르세데스-벤츠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흥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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