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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ICT 수출 3개월 연속 ‘역성장’

반도체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외하면 수출이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ICT 수출액은 172억3천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0.9% 증가했다.

ICT수출은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과 관련된 품목에 한정해 산출된다.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어 반도체 경기와 밀접한 움직임을 보인다.

4월 전체 수출(500억6천만달러)은 지난해 기저효과 때문에 1.5% 역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ICT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하며 '선방'한 것이다. ICT 수출은 2016년 12월부터 1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대 성장(3.1%)한 것도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조 덕이 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ICT 수출을 제외하고 보면 수출 탄력은 올해 들어 점차 둔화하는 모양새다.

4월 전체 수출에서 ICT 수출을 빼면 수출액은 328억3천만달러로 쪼그라든다. 이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7.0% 감소했으며, 비(非)ICT 수출은 올해 2월 288억9천만달러, 3월 324억4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0.8%, 0.2% 감소한 데 이어 4월까지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비ICT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기는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 증가율도 1월(22.3%) 이후 2월 3.3%, 3월 6.0%, 4월 -1.5%로 둔화하는 모양새다.

1∼4월 누적으로 보면 ICT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2% 늘었는데 반해 비ICT 수출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에는 ICT 수출 증가율이 19.6%로 비ICT 수출(15.9%)을 웃돌기는 해도 비ICT 수출도 두 자릿수 성장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국내 실물경제는 비IT(정보기술) 수출 확대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최근 수출 증가세가 ICT에 편중돼 있어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국내 수출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수출 구조가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향후 전체 수출 경기는 반도체 산업의 향방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등 후발업체의 신규 공급이 본격화하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서서히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마케팅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 비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특정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