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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인수전 가열…디즈니도 인수가 상향 채비

디즈니

21세기폭스 인수전이 가열돼 이 회사의 몸값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케이블TV 대기업인 컴캐스트가 지난 14일 650억 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하자 당초 21세기폭스와 인수 계약을 맺은 디즈니도 덩달아 가격의 증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21세기폭스에 자사주를 주는 조건으로 폭스의 주축인 영화, TV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당시 디즈니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인수액은 524억 달러였다.

2명의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디즈니는 컴캐스트를 물리치기 위해 당초 합의안에 현금 지급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은 디즈니가 자사의 새로운 제안이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는 점도 아울러 부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디즈니 측이 제공할 자사주와 현금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될 컴캐스트의 인수가보다 나은 조건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지난해 12월 인수를 발표한 이후 디즈니의 주가가 오른 상태여서 21세기폭스 측이 받을 주식의 가치는 증액된 셈이다.

컴캐스트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토드 윙거 애널리스트는 디즈니가 (컴캐스트의 제의에) 대응하겠지만 컴캐스트의 제의가 최선이고 최종적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논평했다.

21세기폭스는 지난주 컴캐스트의 제의를 접수하고 이를 20일 열릴 이사회에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디즈니와의 합병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인 다음 달 10일의 주총을 연기 혹은 취소하는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1세기폭스의 이사회가 컴캐스트의 제안이 낫다고 결정한다면 월트 디즈니는 5일 안으로 새 제안을 내놓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컴캐스트는 21세기폭스가 합병을 취소할 경우에 디즈니 측에 물어주어야 할 15억2천500만 달러의 위약금도 대신 지불하기로 했었다

컴캐스트는 지난해 12월 디즈니가 21세기폭스 인수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인수 의사를 포기한 바 있다. 인수에 재도전한 것은 타임 워너와 합병 계약을 맺은 미국 AT&T가 이를 저지하려는 법무부와의 소송에서 이긴 데 힘입은 것이었다.

디즈니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그러나 컴캐스트가 이를 당국의 승인 획득에 유리한 사례라고 본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컴캐스트의 사업 영역과 폭스의 매각 대상에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타임 워너를 합병한 AT&T와는 상당한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인수가격, 당국의 승인 여부와 함께 21세기폭스의 최대 주주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어느 쪽의 제의를 선호할지도 양측의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폭스 지분 17%를 소유한 머독이 컴캐스트의 현금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본이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자사주 지급을 내건 디즈니의 제안에 기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FT는 이와 관련, 폭스의 지분 7.4%를 확보한 영국계 헤지펀드 TCI가 머독에게 서한을 보내 이 문제를 건드리며 압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