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콘텐츠 공룡들의 머니 전쟁에서 월트디즈니가 컴캐스트에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20일(현지시간) 시장에 매물로 나온 21세기폭스 인수가로 주식과 현금을 합쳐 713억 달러(약 78조9천억 원)를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머니 등이 보도했다.
WSJ은 21세기폭스가 더 높은 제안을 한 디즈니와 인수합병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1주 전 거대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가 제시한 인수가 650억 달러(약 71조9천억 원)보다 8조 원이나 많은 액수다 .
인수전 과열로 21세기폭스의 몸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디즈니가 치킨게임에 종지부를 찍을 '큰 것 한방'을 날린 것으로 미 경제매체들은 평했다.
디즈니의 새 제안에는 주식 524억 달러(약 58조 원)가 포함돼 있다. 디즈니는 폭스 주주들에게 현금 50%, 지분(디즈니 주식) 50%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는 디즈니의 새 제안에 대해 "이달 초 컴캐스트의 제안보다 뛰어나다"라고 평했다. 폭스 최대주주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폭스-디즈니의 합병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와 머독의 이런 반응에 비춰 디즈니와의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점쳐진다.
머독은 전날 밤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와 모처에서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콘텐츠업계 두 거물 간에 최종 담판이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했다.
컴캐스트는 디즈니의 제안에 대해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의 모기업이다.
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인수하면 최근 미 연방법원에 의해 승인된 AT&T의 타임워너 인수합병에 이어 미디어·콘텐츠업계에서 또 하나의 빅딜이 성사된다.
디즈니의 새 인수가 제시에 폭스 주식은 6.1% 폭등했다.
인수 대상은 21세기폭스의 영화사업과 TV스튜디오, 미 케이블 네트워크 FX, 내셔널지오그래픽, 지역스포츠채널, 해외채널 스카이PLC 등이다. 콘텐츠 스트리밍업체 훌루 지분 3분의 1도 포함돼 있다. 다만, 폭스의 뉴스 부문은 인수 대상에 들어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