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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석유 ‘쏠림’ 그 외 주력산업 부진…수출경쟁력 ‘경고등’

수출

지난 5월 반등한 수출이 6월에 다시 주춤하면서 수출이 하락세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도체 편중과 자동차·선박을 비롯한 주력 산업 부진 등 수출구조의 취약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수출이 512억3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월 두 자릿수를 기록한 수출 증가율이 주춤했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작년 동기 대비 0.089% 감소한 것이다. 올해 수출 증가율을 월별로 보면 1월 22.3%, 2월 3.3%, 3월 6.0%, 4월 -1.5%, 5월 13.2%, 6월 -0.089%다.

산업부는 조업일이 작년보다 1.5일 감소했으며 작년 6월 대규모 선박 수출(73억7천만 달러)에 따른 기저효과로 6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올해에는 2016년 수주 가뭄 때문에 선박 수출이 매우 저조하다. 이 같은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불안한 요인이 곳곳에 눈에 띈다.

수출 증가가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보다는 세계 경기 회복, 반도체 경기 호황, 국제유가 상승 등에 기인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고등은 들어오고 있다.

수출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기업들은 수출이 전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의 수출선행지수에서도 가격경쟁력 평가지수가 9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의 6.4%에서 하반기 4.6%로 낮아지면서 연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수출 증가율 15.8%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마저 하반기에는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42.5%보다 둔화한 15.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 경기 호황에 힘입은 반도체·컴퓨터와 유가 상승 혜택을 본 석유화학·석유제품을 제외하면 수출을 견인하는 품목을 찾기 힘들다.

올해 상반기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42.9%), 컴퓨터(38.6%), 석유제품(33.7%), 석유화학(13.2%), 일반기계(9.6%), 섬유(5.5%) 등 6개 품목이 증가한 반면, 철강(-0.3%), 자동차부품(-2.5%), 자동차(-5.6%), 디스플레이(-15.7%), 가전(-18.2%), 무선통신기기(-17.8%), 선박(-55.0%) 등 7개 품목은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발 통상압력, 미중과 미·EU 통상분쟁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에 따른 신흥국 경기불안 등 수출 불안요인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23억2천만달러로 21.7%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단가는 0.5% 줄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상승에도 선박, 디스플레이, 기계 등의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해외 재고 조정과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생산 확대로 LCD 단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으며 무선통신기기도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수출이 감소했다.

정부도 수출을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이 상승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내외 여건이 순풍으로 작용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이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동안 질주하던 수출엔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