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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택시장 ‘변곡점’…전문가 "신규투자 미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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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택시장은 '변곡점'에 놓여 있다. 상당 기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과 달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은 그나마 견고함을 유지해왔지만 하반기 이후부터 하락 또는 상승의 경향이 뚜렷해질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규 주택 투자는 미루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양도세·종부세 등 세제와 대출 등 모든 규제가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지금은 주택수를 늘리기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값은 정부의 규제 정책이 집중되면서 재건축을 중심으로 4월 이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서울 전체적으로는 올해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보유세 개편과 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보유세·금리 인상, 입주물량에 따라 서울도 가격 하락 가능

1일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보유세 개편의 초점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제시한 1∼4안의 편차가 커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종부세를 올릴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다만 그간 집값이 많이 오른 데 따른 피로감에다 신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여서 하반기에도 집값이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주택을 추가 매수하려던 사람들은 매수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며 "서울을 비롯한 청약조정대상지역은 양도세 중과에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보유세 개편과 동시에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인상)도 추진되고 있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인상은 불가피해보인다"며 "양도세 중과 때문에 서울의 다주택자들은 주택 매도가 쉽지 않겠지만 양도세 중과 지역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다주택자들이 주택 정리에 나서면서 가격이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도 부동산 시장으로선 악재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4%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5%대 진입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부장은 "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들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상반기 0.5%가량 상승한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하반기에 0.5% 하락하고, 올 한 해 집값이 작년 대비 0.1%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전문가 "내집마련 내년 이후로 미뤄야…청약은 적극 노려볼 만"

정부의 양도세·종부세 등 세제와 대출 등 모든 규제가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규 투자는 미루는 것이 조다고 제언했다.

함영진 랩장은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강하고 정부의 대출·세제 등 규제 의지도 강력해 지난해 유행한 갭투자에 따른 단기 시세차익은 기대할 수 없다"며 "신규로 집을 사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 시기도 내년 상반기 이후로 늦출 것으로 권한다.

안명숙 부장은 "내년까지도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당장 집값 상승 요인이 없고 오히려 하락 가능성 크다"며 "내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도 여유자금이 계속해서 몰릴 전망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신규 분양 시장은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오히려 시세차익이 만들어지는 구조"라며 "신혼부부를 비롯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1순위 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주택 수를 늘리는 대신 꼬마빌딩이나 상가 등을 매입해 임대수입을 얻으려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과도한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매입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