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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4천억 달러 첫 돌파…21년 만에 100배 증가

외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4천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IMF을 겪은 지 21년 만에 외환보유액이 100배 이상 늘어났다.

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천3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천만 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3월 3천967억5천만 달러, 4월 3천984억2천만 달러, 5월 3천989억8천만 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 벽을 뚫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외환보유액 증가 배경으로 "꾸준한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있다"며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IMF는 나라별로 경제 규모, 대외부채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정도의 외환보유액 기준이 있는데 4천억 달러는 IMF가 제시한 적정 수준에 포함돼 있다"며 4천억 달러 돌파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5월 기준)은 중국(3조1천106억 달러), 일본(1조2천545억 달러) 등에 이어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을 구체적으로 보면 유가증권은 15억6천만 달러 증가한 3천679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예치금은 5억 달러 감소한 224억2천만 달러,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는 8천만 달러 줄어든 32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 포지션은 3억3천만 달러 증가한 19억1천만 달러였고 금은 전월과 같이 47억9천만 달러였다.

외환보유액 추이

한국의 대외지급능력은 외환보유액으로 대표되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민간 대외자산 증가는 한국 경제 대외 신인도의 기반이 된다"며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며 이를 주요 이유로 지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외환보유액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데 외환보유액마저 줄어든다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 증가는 외환이 부족해 발생하는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