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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임대시장 "전세가 대세"…거래 비중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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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에 전세 물건이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상반기 거래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전·월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8만9천587건으로, 이 가운데 71.6%인 6만4천186건이 전세 형태로 거래됐다.

상반기에 거래된 전·월세 아파트 10건 중 7건 이상이 전세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은 2014년 상반기 74.9%, 하반기에는 76.7%에 달했으나 저금리의 장기화로 전세의 월세 전환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며 2015년 상반기에 69.2%를 기록한 이후 줄곧 70% 밑에서 움직였다.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한 2016년 상반기에는 전세비중이 63.3%까지 내려왔고, 반대로 월세 비중이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36.8%까지 늘어 본격적인 월세 시대가 도래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66.2%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한 '갭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 물건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늘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원활해지고 전셋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작년 하반기 전세 비중이 70.7%로 2014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에 70%를 돌파했다.

이런 현상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작년 하반기보다도 전세 비중이 0.9%포인트 높아졌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보증금이 크게 모자란 세입자가 아니면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보통 전세 물건이 먼저 소진되고, 전세가 없으면 월세가 계약되는 수순을 밟는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연초에 전세를 끼고 투자한 사람들이 잔금마련을 위해 싸게 내놓은 급전세도 늘면서 2년 전 시세보다 싼 값에 계약된 전세도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이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매매 대기 수요 중 일부가 전세 수요로 전환한 것도 전세 거래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구별로는 은평구의 상반기 전세비중이 78.2%에 달했고 자녀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도 78.1%로 높았다.

또 새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전세 물건이 늘어난 강동구도 상반기 전세 거래비중이 77.6%에 달했고 강북(74.4%), 광진(73.5%), 중랑(73.15%), 용산(72.8%), 노원구(71.3%) 등도 대부분 70%를 넘었다.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월세 비중이 높은 강남 3구 역시 올해 상반기 들어 전세비중이 늘었다.

송파구의 경우 최근 갭투자자들이 매매 잔금마련 또는 전세 만기로 내놓은 전세 물건이 증가하면서 작년 상반기 65%에 그쳤던 전세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71%로 높아졌다.

강남구의 전세비중은 65.4%, 서초구는 66.8%로 여전히 70%를 밑돌았으나 최근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각각 작년 상반기의 61.3%, 57.8%에 비해서는 전세비중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전세시장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세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사철을 앞둔 데다 재건축 이주나 일부 학군 수요가 몰리는 곳은 전세가 부족해 국지적으로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곳도 나올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방학을 앞두고 전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월세 주택도 일부 계약이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다만 올해 말 9천가구가 넘는 송파 헬리오시티가 입주하면 전세 공급이 단기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전세거래 비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