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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윙클보스 비트코인 ETF 또 승인거부…비트코인 3%↓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윙클보스 형제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을 또다시 거부했다.

미 CNBC 방송은 캐머런,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상품 기반 주식에 대한 상장과 거래를 SEC가 표결에 부친 결과 3대 1로 부결됐다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운용된다는 점에서는 인덱스 펀드와 유사하지만, 실시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식과 같다. 수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을 주식 형태로 실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에도 SEC로부터 승인을 거부당한 윙클보스 형제는 올 6월 규칙을 일부 변경한 새로운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SEC는 이날 '사기 우려 및 투자자 보호' 문제를 언급하면서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다.

SEC는 "우리 위원회의 임무는 사기나 조작을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은 규제를 받지 않는 역외시장에서 거래가 주로 이뤄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는 것은 검토돼야 할 심각한 투자자 보호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 밖에서 거래되고 있고, 95%의 거래가 미국 외 거래소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SEC는 그러나 "이 불허 결정이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이나 투자로서의 가치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건 외에도 현재 SEC에는 밴엑 솔리드엑스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신청한 또 다른 ETF 신청이 계류돼 있으며, 이에 대한 SEC의 판단은 내달이나 9월께 내려질 전망이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소유권 분쟁을 벌인 것으로 잘 알려진 윙클보스 형제는 저커버그로부터 분쟁 합의금으로 거액을 받아 이를 비트코인에 투자해 억만장자가 됐다.

이들이 보유한 정확한 비트코인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2008년 저커버그로부터 합의금으로 받은 페이스북 주식이 2012년 기준으로 3억 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일부를 당시 100달러 안팎의 비트코인 매수에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져 최소 수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암호 화폐 거래소인 제미니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한편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은 가격이 3% 하락한 7천88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