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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잠재성장률 수준 지속 전망…통화완화 조정여부 신중 판단

이주열

한국은행이 한국 경제가 소비 증가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정책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는 신중히 판단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은은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이처럼 밝혔다.

한은은 올해 성장세가 7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봤다. 투자가 둔화되겠지만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한다는 전망을 유지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판단했다. 설비·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됐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되는 등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전망은 지난달과 같았다. 상승률이 당분간 1%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하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세계경제 성장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되풀이했다.

국제금융시장은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시장국에서 환율 급등과 자본유출 등 불안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세계적인 달러화 가치 변동에 따라 등락했다고 진단했다.

가계대출은 증가 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며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고려 요인으로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에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을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방 요인으로는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 주요 대기업의 투자지출 확대를, 반면 하방 리스크엔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고용여건 개선 지연과 소비심리 위축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