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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없이 아파트공급 확대 가능할까...서울 주택공급 고심

그린벨트

정부가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데 대해 서울시가 신중하게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부, 도심서 주택 공급 수 확대, 와곽서 새로운 택지 확보 주력=고공행진 중인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공급 확대론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도심에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주택공급 수를 최대한 늘리고 외곽에서는 새로운 택지를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당초 공언한 수도권 신규 택지 30곳은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땅을 확보하는 차원이었으나 국토부는 지난달 신혼희망타운과 상관없는 일반 공급용으로 택지 14곳을 추가로 발굴한다고 밝히며 노선 변경을 예고했다.

이제는 서울 인근에 신도시급 신규 택지를 두 곳 추가한다는 얘기까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5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제는 집값 상승에 맞서기 위해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투자 수요가 집중돼 규제 완화가 추진되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소규모 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의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율주택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이미 규제를 완화한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 법은 자율주택사업의 임대주택 공급과 연계된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을 더 누리게 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상업지역 등 도심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서울시에 이 같은 내용으로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 등에 공급되는 주상복합 등의 주거 면적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택지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는 이미 2022년까지 수도권에 44곳 이상의 신규 공공택지를 확보해 주택은 36만2천호를 공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나 목표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주택 5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신도시급 택지 2곳을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 밝힌 신규 택지 확보 방침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보인다"며 "위치에 따라 다소 큰 택지가 확보될 수도 있겠으나 그럴 경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내에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현재 해제 후보지로는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은평구 불광동, 강서구 일대 등지가 거론된다.

원래 수도권에서 신규 택지를 확보하려면 웬만한 곳은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 작년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일부 발표된 성남 금토·복정, 구리 갈매역세권 등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9곳도 면적의 70%가 그린벨트였다.

국토부

▲ 서울시, 그린베릍 해제 ‘신중’...도심유휴지에 주택 공급 확대=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는 정부 여당의 방침에 맞춰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도심 주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유휴지 등을 적극 물색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린벨트 해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 동안 지가상승, 난개발 등 부작용을 우려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보단 보존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서울시 그린벨트 면적은 총 149.6㎢로 서초구(23.88㎢)가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0㎢), 은평구(15.21㎢) 등 순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마지막까지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며 "향후 정부에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한 공식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신중하게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실제 서울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증요법'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역대 정부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공급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자원으로 훼손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많았을 뿐 아니라 매 정부마다 그린벨트는 풀때마다 일대 땅값과 집값이 크게 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