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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설비투자 증가율, 1년 반 만에 최저...반도체 설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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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의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2분기 정보통신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주춤해지면서 전체 설비투자 증가도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의 한 축인 투자 부진은 경기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정보통신산업 부문의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6.4%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 보면 2016년 4분기 1.0% 이후 가장 작았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스마트폰, 컴퓨터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산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작년 1∼2분기 7%대를 기록하고 3분기에는 10.0%로 두 자릿수를 찍었다. 작년 4분기 6.9%에 이어 올해 1분기 9.5%로 확대하는 듯했으나 2분기 들어 증가율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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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반도체 설비투자가 둔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막대한 투자를 했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에 더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 깊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5월 -5.6%, 6월 –34.0%로 역성장했다. 반도체 설비투자 둔화는 전체 설비투자 부진으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2분기 전체 설비투자(지식재산생산물투자 포함)는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전체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성장하기는 2016년 1분기(-1.3%)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지난해 1∼3분기만 해도 설비투자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으나 급격히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작년 설비투자 증가분의 70%가 반도체"라며 "반도체 산업의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전체 설비투자도 부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설비투자는 단기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도 점차 둔화하고 있고 반도체를 대신해 설비투자를 이끌 '주자'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7월에도 68.6% 줄었다.

전체 설비투자의 선행 지표 격인 국내 기계수주액 증가율은 작년 4분기부터 하락하며 최근 감소세로 전환했고 자본재 수입액 증가율도 4∼5월 플러스 성장에서 6월 -17.8%, 7월 –8.6%로 급감했다.
주 실장은 "정부 성장 전략의 중요한 한 축인 혁신 성장이 조기에 가시화하도록 투자나 시장 진·출입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신성장 산업 발굴과 육성에 더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