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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유입된 외자 약 200조…유출 위험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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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1천772억달러(약 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유출 위험이 있는 자금이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한국은 대외 순채권 지위에 있고 단기 외화차입은 줄어드는 반면 은행의 해외 외화대출은 늘어나는 등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어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금융감독원은 1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외환부문의 구조변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변화는 2014년 대외 순채권국 전환이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이 외국에 갚을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1조4천537억 달러로 대외금융부채인 1조2천54억 달러보다 많다.

이는 자산운용·보험사 등 금융회사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2008년 말 540억 달러에서 지난해말 2천414억 달러로 4배 이상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에 세제혜택을 주고(2016~2017년) 보험사 외화자산 환헤지 관련 규제를 바꾼 것(2017년 6월 시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대외금융자산 중 해외증권 투자비중은 2008년 말 22%에서 지난해 말 40%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반적인 건전성 개선은 국내 금융시장으로 외자 유입을 촉진하는 배경이 됐다.

금융위기 이후(2009~2017년) 유입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천772억 달러에 달한다. 주식시장으로 894억 달러, 채권시장으로 878억 달러가 유입됐다. 덕분에 우리나라 대외금융부채 중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비중은 2008년 말 42%에서 지난해 말 64%로 올라갔다.

외국인의 금융시장 투자는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5천811억달러)와 함께 국내에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국내은행이나 외국계은행 한국지점의 외화조달이나 운용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이는 부채의 질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금감원 임채율 외환감독국장은 "2014년 대외순채권국 전환 등 금융위기 이후 대외 건전성은 대폭 개선됐다"면서 "다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확대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유출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이므로 관련한 위험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