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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규어·랜드로버 차량, 언제까지 도로에서 가다 설 건가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에서 엔진 꺼짐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상태다. 조사기관도 이와 관련한 결함을 이미 파악한 상태다. 그러나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은 작년 11월 말부터 이 문제와 관련해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리콜 결정은 없었다. 제조사도 그렇지만 국토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한 차주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량이 멈춰서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해당 차주는 이 증상으로 두차례나 수리를 받은 상태였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RRS 차주는 구입 이후 30여일만에 해당 현상을 겪기도 했다. 그는 당시 소송을 준비했다.

이 현상은 2010년 이후 생산된 3.0 디젤 모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8월, 1990년대 인기 가수가 랜드로버 전시장에서 태블릿 PC를 던지고 직원들을 상대로 욕설을 내뱉는 등의 갑질을 벌였다는 사건이 논란이 됐다.

그의 차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해당 차량은 2016년식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3.0 디젤 모델이었는데 작년 12월, 그의 차는 한겨울에 도로에서 멈춰섰다. 지난 3월, 국도에서 또 멈췄다. 해당 사건이 반복됐고 제조사 측에서 이 일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작년 7월에도 디스커버리 스포츠 HSE 모델 차주가 국도에서 시동 꺼짐 현상을 겪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랜드로버 동호회에서는 시동 꺼짐 현상을 겪는 차주들의 항의가 많았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엔진 꺼짐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15년, 랜드로버 일부 모델에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해 리콜이 있었다. 2016년 5월, 해당 문제로 리콜이 또 진행됐다. 2015년 7월 9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제작된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이보크 모델 464대가 리콜됐다. 재규어 XE와 XF 모델 2331대도 동일한 이유로 리콜(2014년 11월 4일부터 2016년 2월 25일까지 제작)됐다. 이같은 이유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작년에도 나왔다.

이 현상은 미세먼지를 태워 제거하는 장치인 DPF(디젤 미립자 필터) 결함과 연관 돼 있다는 해석이 있다. DPF가 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주지 못하면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후에는 시동까지 꺼질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제조사는 DPF 결함은 인정했으나 엔진 출력 저하를 일으킨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차주들이 가장 분노한건, 사건 발생 이후 해당 제조사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였다. 사건 발생 이후 한달이 넘었는데도 조치가 없었다고 언급한 이도 있었다.

엔진 교체 및 기타 정비는 한달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예약이 밀려 있고 부품이 부족한 이유로 서비스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보증기간이 끝난 고객은 엔진 교체 시 수천만원을 수리에 써야만 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이런 일을 겪으면 "이 차를 더 이상 타지 않겠다"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판매를 먼저 위하게 된다면 소비자의 생명은 뒷전이 된다. 이는 분명 책임있는 기업 정신은 아니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 신차 품질 조사(IQS)에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글로벌 31개 브랜드에서 각각 30위와 31위를 했다. 최하위였다. 올 해 2-5월까지 2018년형 모델을 구매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이 나라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 수치가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해당 문제를 거론한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변화되고 있는게 없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엔진 꺼짐 결함과 관련해 리콜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슈는 판매 문제와 연관 돼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재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밖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