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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600조 육박…부동산규제 ‘풍선효과’

자영업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며 600조원 문턱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549조2천억원)보다 41조5천억원 늘었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느슨해진 2015년부터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은 매년 20%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 대책으로 2017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했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작년 14.4%, 올해 2분기는 15.6%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억5천억원으로 확대했다.

금융권별로 보면 은행 자영업자 대출이 407조7천억원(69.0%)로 비은행 대출 183조원(31.0%)보다 많았지만, 대출 증가율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에서 더 컸다. 은행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9.7% 늘었으나 비은행 대출은 26.6%나 늘어 부채가 질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2분기에도 은행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12.9% 증가하는 사이 비은행은 22.2%나 불었다.

대출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이끈 주범은 부동산업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에서 40.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순이었다.

부동산업 대출은 증가속도에서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2015년∼올해 2분기 사이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평균 18.3%였다.

이는 제조업(2.6%)의 7배, 도소매(6.3%)의 2.9배, 음식·숙박업(9.1%)의 2배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자영업 창업 증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대출이 최근 들어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임대업 수익률과 관련돼 보인다. 2008∼2017년 누적 투자 수익률에서 아파트는 55.8%, 주택은 48.9%에 달했으나 코스피 상장 주식은 30.1%, 은행 정기예금(1∼2년) 36.3%에 그쳤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부동산 자영업 대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사업자 대출로 우회 수요가 발생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기를 맞으며 자영업 창업이 늘어나 대출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 2014∼2017년 업종별 자영업자 창업률, 대출 증가율을 보면 창업률이 높은 업종일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2015년 이후 기존 차주보다 신규차주의 대출 기여도가 확대했고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2014년 말 20.7%에서 올해 2분기 말 24.2%로 상승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