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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시장 잠깐 오른 후 안정세

아파트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에는 매매가 위축되는 반면 전셋값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집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해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9·13대책 발표 직후 불안한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가을 이사 수요가 움직이면서 나타난 상승세가 대책 발표 직후까지 이어진 것이다.

10일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지난 8월 말 0.09% 올랐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월 3일 0.08%, 10일 0.07%로 오름폭이 감소 추세를 보이다 9·13대책 발표 이후 0.09%로 오름폭이 다시 커졌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매수하려고 알아보던 사람이 정부 대책이 발표되자 집값 하락을 염려해 전세로 돌아선 경우가 있다"며 "가을 이사철을 지나면서 올해 상반기 떨어졌던 전셋값이 다시 2년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조사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05%로 감소했고, 이달 초엔 다시 0.03%로 상승폭이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이다.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 감소로 한동안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서초구와 동작구의 전셋값이 각각 0.09%, 0.01% 하락하고 강동구가 보합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등 이 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전세수요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8월에는 신반포 자이가 나란히 입주하면서 신규 전세공급 물량이 증가한 것도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강북도 마찬가지다. 가을 이사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최근 전셋값이 5천만원 정도 하락해 현재 최저가가 7억원으로 떨어졌다.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인근에 마포자이 아파트가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셋값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종전보다 싼 전세가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 규제 때문에 매매거래가 끊겼는데 전세까지 찾는 사람이 없다"며 "전월세 물건이 꽤 나와 있지만 소화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말 학교 배정 전 전입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지는 학군 수요로 인해 전셋값이 국지적으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 93㎡의 전셋값은 12억원 선으로 물건이 나오는대로 계약이 이뤄진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9·13대책으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점차 전세물건이 늘고 있어 입주 시기가 임박할수록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부가 1주택 이상자에 대한 대출을 대폭 강화하면서 잔금대출 전환이 어려운 집주인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집을 전세로 내놓을 공산이 커 시간이 갈수록 전세물건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헬리오시티 입주가 본격화하면 공급이 증가하면서 일대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출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다만 매매 대신 전세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여서 (가격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