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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리' 확산에 추락하는 증시…"추가 하락 대비“

코스피

대내외 악재로 연일 뒷걸음치는 국내 증시가 미국발 쇼크에 또 다시 휘청거리며 11일 장중 2,160대까지 후퇴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달러화 강세, 신흥국 경제 우려, 외국인 수급 불안 등 악재가 상존하는 가운데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까지 부각되면서 시장에 공포심리가 퍼졌다고 진단하면서 조정 장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포인트 이상 떨어진 2,170선 전후로 등락하고 있다. 특히 장중 한때는 2.78% 하락한 2,166.71까지 밀렸다. 장중 기준으로는 작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3% 이상 하락해 720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장중 기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불안 우려가 겹치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3∼4%대의 낙폭으로 급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논란이 된 스파이칩 이슈가 인터넷 관련 기업의 비용 증가와 실적 하향조정 우려감을 키웠고 시카고 연은 총재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불안 심리를 증폭시켰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무역분쟁과 유가 상승, 미국 금리 상승,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등 대외 악재가 쌓이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 홀로' 강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마저 급락하자 충격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 급락 여파에 전 세계 증시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 상승 우려와 무역분쟁 장기화가 기업 비용 증가와 이익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증시가 무너지자 그 충격이 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일 미국 증시 폭락은 펀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했다"며 "그 전까지는 채권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등 가격 변수가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했으나 이번 폭락은 미국 기업 실적과 경제 변수와 같은 펀더멘털 변수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10월 경제지표와 4분기 실적부터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반영되면서 4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코스피도 약세를 이어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93배에 해당하는 2,100선 전후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이므로 당분간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환율과 금리 등 거시적 변수가 안정된다면 지수가 더 큰 폭으로 내리지는 않겠지만 본격적 회복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북미 정상회담 지연 등으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공포'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코스피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해 추가 낙폭은 제한적이겠으나 투매로 인한 낙폭을 회복하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릴 수 있어 섣부른 저가매수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