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경기회복세'진단 철회…고용부진 장기화 우려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10.12 13:17:37

취업

투자 부진과 고용 한파가 우리나라 경제에 적신호를 보내면서 정부조차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을 11개월 만에 철회했다.

대신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0대 고용률마저 하락 반전하면서 인구구조와 무관하게 고용 부진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취업자는 애초 '마이너스' 우려를 지우며 4만5천명 늘었지만, 국제기구와 민간기관들의 경제전망은 악화일로여서 고용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 다음달이면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6월∼2000년 3월 10개월 연속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 정부마저 '경기회복세' 판단 접어…악화하는 경제전망=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회복세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기구와 민간기관들의 경제전망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는 고용 부진을 더욱 확산하고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하며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를 하향 조정했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2.6%로 예상했다.

해외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 등 9개 주요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말 기준 2.9%에서 2.8%로, 내년은 2.8%에서 2.7%로 각각 0.1%포인트씩 내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노무라가 3.0%에서 2.9%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HSBC가 2.7%에서 2.6%로, UBS가 2.9%에서 2.7%로 각각 내린 영향이다.

올해 한국에 대한 성장 전망치는 2.7%로 본 골드만삭스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씨티와 HSBC가 2.6%로 각각 가장 낮다.

해외IB들은 한국경제가 견조한 수출 모멘텀과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부족, 대외수요 둔화 가능성, 교역조건 악화, 고령화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세계 경제 성장

▲ 고용률 8개월째 뒷걸음질, 정부 '인구구조 탓' 아닌 고용 부진 인정=고용 지표 악화 원인 중 하나로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던 정부도 최근에는 구조조정, 숙박·음식업 부진 등 경기 상황을 주요인으로 지목하는 모습이다.

고용 지표에 드리운 경기 부진의 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률은 61.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은 올해 2월 0.1%포인트 떨어진 이후 8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하락세를 지속한 이후 최장 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4월까지 0.1%포인트에 머물렀던 낙폭도 0.2∼0.3%포인트로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고용률은 특히 연령 기준으로 경제주체의 허리인 30∼40대를 기준으로 나빠지고 있다. 30대 고용률은 0.2%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0대 고용률은 이미 8개월째 하락세다.

연령별 고용률은 해당 연령대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따라서 최근 30대의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고용률까지 떨어진 것은 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 빨리 취업자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인구 요인을 고려한다고 해도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장 일자리 측면에서 기대할만한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은 정부로서 더 큰 부담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채용 확대를 추진 중인 것도 이런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면 고용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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