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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첫 컴팩트 SUV 'XC40', "안전·편의는 소형 차 같지 않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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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 XC 시리즈 전 모델(XC90, XC60, XC40) 시승회가 어둠이 내린 시간까지 지난 23일, 강원도 정선군 소재 파크로쉬에서 진행된 'VOLVO XCellent LIfe' 행사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차는 'XC40'이었다. 다른 것보다 운전의 재미 부분에서 그러했다. 이날 시승 차에서 가장 급이 낮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주행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시승 차는 T4 R-DESIGN이었는데, 가격은 4880만원이다. 캠팩트 SUV인 것을 생각할 때 5000만원에 가까워 비싸다. 현대자동차 코나의 출시가가 1860-2822만원인 것을 생각할 때 아무리 수입차라고 하지만 높은 가격이기는 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A의 시작가는 4530만원이고 이보다 비싸다. INSCRIPTION의 경우 5080만원이라 가격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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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최신 편의 기술을 XC레인지 전 차량 라인업에 기본 적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반자율주행이 가능하고 긴급제동시스템은 보행자와 자전거를 감지한다. 소형 SUV인 XC40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XC40은 볼보 설립 이후 90여년만에 처음 선보이는 컴팩트 SUV이다.​ 올 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XC40은 '도심형 프리미엄 컴팩트 SUV'를 지향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안 콘셉트는 동일하나 XC90·XC60과는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휠베이스(2702mm)는 수입 경쟁 모델 중 가장 길다. 1열에 타 보니, 공간감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헤드룸 공간이 높아 좋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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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는 XC90·XC60과 다르게 터프한 인상을 갖고 있다. 헤드램프는 '토르의 망치(Thor Hammer)'가, 그릴은 아이언마크가 적용됐다. 헤드램프는 날렵한 인상을 주고자 했고 그릴은 음각으로 깊게 입체감을 만들어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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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XC60·XC40의 측면을 보면,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는 것도 재미의 한 부분이다. XC40의 측면은 유니크함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XC90·XC60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스포티해 보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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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볼보의 전통적인 리어램프 디자인을 계승했다.

실내는 개인 서재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차량 내부는 휴지통이 있는 등 사용자 편의를 생각한 배려의 흔적이 보인다. 대시보드는 자동차 외관에 주로 쓰이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으로 마감된 금속 장식을 사용했다. 이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한다. 차별화된 소재와 컬로를 사용하고자 했다.

시승 차인 R-디자인 모델 하단과 도어 부근에서는 주황색의 색감을 볼 수 있다. 이는 펠트인데, 털이나 수모섬유를 수분과 열을 주면서 두드리거나 비비거나 하는 공정을 거쳐 시트 모양으로 압축한 원단이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사용한 소재로 만들고자 했다.

세로형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스가 기본 적용됐다. 터치스크린 방식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문이 뭍어나는건 지저분해보여 단점이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는데, 이는 볼보의 새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명칭이다. 연료 효율성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승 차는 신형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됐다. T4엔진은 최대 출력 190마력(4700rpm), 최대 토크 30.6kg·m(1400-47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10.3km/l(복합)이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다이내믹 ▲에코 ▲오프로드 ▲개인 중 설정 가능하다.

​XC40은 볼보의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가 적용된 첫 양산 모델이다. 서스펜션이 XC90·XC60과 다르다. 앞은 맥퍼슨 스트럿을 사용, 실내 공간 확보에 용이하도록 했다. 뒤는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했다. 4가지의 링크가 뒷바퀴의 움직임을 잡아준다.

이날, XC40으로는 켄싱턴호텔 평창을 출발해 6번 국도(오대산로)를 달렸다. 상원사 주차장을 거쳐 6번 국도(오대산로)를 다시 타, 켄싱턴호텔 평창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편도 약 14km). 6번 국도에서는 와인딩 및 시닉 드라이빙이 이뤄졌다.

XC40의 주행감은 재밌다. 도심에서의 주행에 촛점을 맞췄고 쌍용차 티볼리 처럼 계속 타고 싶게 만드는 그런 욕구를 만들어낸다. 길이 그리 좋지 않은 도로를 달리며 세미 오프로드 체험도 했는데 고르지 못한 노면 상태를 모두 받아내고 적응하며 이겨나가는 주행 느낌을 전했다.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HDC)가 기본 적용됐다. XC Range의 4륜구동에는 모두 기본 적용된다. 미끄럽고 거친 내리막길에서 급격한 하중 이동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해준다.

인텔리세이프는 최신 기술로 보강했다. 볼보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신뢰할만 하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주는 안전성과 정밀함이 칭찬할만하다. 파일럿 어시스트 2는 조향 장치의 도움을 받아 차선을 유지해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반자율주행 가능 기술 중 가장 좋다고 생각 됐다. 조향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스티어링 휠에 가하는 토크가 강했다. 때문에, 곡선 도로에서도 조향 지원이 수월하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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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어시스트 2는 차량의 속도가 15km/h 이상이거나 전방에 차량을 감지하는 경우에 활성화된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는다면, 운전자에게 메시지를 통해 1차 경고를 한다. 경고 메시지가 나타난 후에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는다면,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2차 경고를 한다.

경고음이 발생한 이후에도 운전자가 여전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는다면, 계기반에 보이는 스티어링 휠 아이콘 색깔을 주황색으로 바꾸고 신호음을 발생시켜 파일럿 어시스트 2가 대기모드로 돌입했음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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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는 조향지원의 활성 또는 비활성 상태를 계기반에 표시되는 스티어링 휠 아이콘의 상태로 알 수 있다. 계기반에 나타나는 스티어링 휠 아이콘이 회색으로 표시되면 조향지원이 비활성화됐음을, 녹색으로 표시되면 조향지원이 활성화됐음을 뜻한다.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은 오토바이(이륜차) 같은 소형 차량의 경우, 60–140km/h 속도 범위를 초과한 경우, 매우 스포티한 주행, 시야가 좋지 않은 나쁜 날씨 등의 상황에서 작동이 제한될 수 있다.

이날, XC60 시승 과정에서였지만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해 사용해봤는데 전체 창으로 키워주지 못하고 작게 봐야하는 점, 안내 음성이 투명하지 못한 점이 단점으로 여겨졌다. 손을 이용하지 않고 발을 움직여 트렁크 뒷문을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이 전 트림에 기본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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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40에도 적용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IAQS)은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와 같은 유해 물질이 차량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여러 개의 액티브 카본필터와 활성탄층이 꽃가루와 먼지, 배기가스 분진 등의 이물질을 걸러내고 차량 내부의 악취도 제거해 차량 내부에 깨끗한 공기를 공급한다. 특히,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 및 터널을 주행 할 경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볼보 코리아가 올 해 목표로 하고 있는 판매 댓수는 8500대다. 이 중 약 53%(4500대)를 SUV 라인업이 감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3일에 마련된 행사는 이런 의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자리였다. 기자들은 XC 시리즈 전 모델을 이날 어둠이 깔린 시간까지 몰았다. 낮에 이뤄지는 시승회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인지, 밤까지 진행되는 이날 행사가 낯설기도 했지만 실내·외 구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XC40에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제공되고 있다. 보조석 앞 대시보드 부근과 도어에서 은은한 빛이 확인됐다. 색을 바꿀 수도 있고 감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또한 무드등의 색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밤 시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차라는 것에 우선적으로 중요하고 봐야될 것들이 있지만 감성적인 것 등 부차적으로 있어야할 것들이 또한 있는 것이다.

9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XC 시리즈 중 16위권에 XC60(247대), 26위에 XC90(137대)이 보이지만 XC40은 50위 안에서 보이지는 않았다. XC40은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다. 이날의 급박한 시승 과정으로 집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워 자세한 기사 작성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XC40은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됐다.

볼보는 국내 시장에서 상위권에 포진하지는 못한다. 3위권 안에 있는 차량들 처럼 몇 천대를 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차를 살 때 봐야할건 '든든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 이후에 크게 고민하는 것은 차라고 볼 수 있다. 차는 집의 연장과도 같다. 돌아다니는 집과도 같은 것이다. 볼보 차를 사면 후회할까? 비싼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사고 나면, "너무 잘 샀다"라고 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좌측부터 XC40, XC90, XC60<사진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좌측부터 XC40, XC90, XC60<사진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