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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숨은 무기는 관광객…"美방문 中관광객 급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가운데 미국을 찾는 중국 기업인, 관광객, 학생도 크게 줄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몇 달간 중국인에 대한 미국비자 발급과 중국인의 미국행 항공권 예약 건수에서 이런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5∼9월 미국의 관광·상용·학생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작년 동기 대비 10만2천여 명 줄어 13%의 감소율을 보였다. 중국의 올해 국경절 연휴기간(10월 1∼7일)에는 미국을 찾는 중국인이 늘어나기는 커녕 줄어들었다.

미국행 중국 항공기들에 대한 항공권 예약 건수가 작년보다 무려 42% 감소했다고 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가 집계했다.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에 대한 수출품에 더 높은 관세를 매기는 방법으로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무역전쟁이 예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난다"면서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사용해보지 않은 막강한 무기를 갖고 있으며, 바로 관광객"이라고 전했다.

특히, 상품과 달리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이 대중 무역흑자를 누려왔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미국이 받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여행, 관광을 포함한 미국의 서비스 분야에서 매년 뿌리는 돈은 600억 달러(68조3천520억 원)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깊어지면 중국이 과거에 다른 무역 상대국에 대해 그랬듯, 미국을 상대로 '여행보복'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WP는 이날 기사에서도 한국에 대한 '한한령'(限韓令)처럼 미국에 '한미령'(限美令)이 내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관광협회(USTA)의 조너선 브렐라 부회장은 "중국과는 잘 되고 있다"면서 관광객 감소가 가시화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대놓고 대미 '금족령'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녀들의 미국유학, 미국 관광 등을 희망하는 중국 중산층이 늘어나 중국 정부가 이들의 불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하기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는 한 50대 중국 남성은 "무역전쟁은 중국과 미국 정치 지도자들 사이의 그냥 정치게임"이라면서 "국가주의는 이제 우리를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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