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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시 불거진 GM '먹튀'..안이한 대처 일삼는 산업은행

KDB산업은행에 대한 강한 질책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에 대한 안이한 대처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GM 철수설이 다시금 나온 상황이다.

한국GM은 2대 주주인 산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분리 통과를 선언했다. 회사 분할을 강행했다. 산은은 주주총회 참석조차 못했다. 2대주주 권한 행사가 얼마나 제한적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지난 5월 맺은 경영 정상화 합의 정신을 어긴 것이다. 산은은 주총 무효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일방적으로 진행한 절차적 문제에 대해 중지해달라고 가처분을 낸 것"이라고 이동걸 산은 회장은 말했다.

법인 분할이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산은은 보고 있다. 한국GM은 연구·개발(R&D) 법인과 생산법인으로의 분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GM은 일방적으로 회사 분할을 밀어부쳤다.

혈세 8000여억원을 투입하는 경영정상화 합의 6개월 만에 GM '먹튀' 논란이 다시금 나왔다. 생산 공장은 매각하고 연구개발 자료를 챙겨 한국을 떠나려 한다는 의구심을 고개를 들었다.

GM은 여러 나라에서 먹튀로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산은은 이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법인 분리를 철수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법인 분리는 경영정상화 작업이라는 입장이며, 산은의 비토권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이 꼼꼼히 따져보고 치밀하게 대책을 세우는 것에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회장은 회사 분할 가능성에 대해 미리 알았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 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4월 말, 이에 대해 한국GM이 제시했지만 논의사항이 아니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먹튀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인 비토권(17개 사항) 대상에 회사 분할을 명시하지 않았다.

GM이 혈세를 지급받은 순간부터 먹튀를 준비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협상이었다"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 회장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도 언급됐다.

한국GM과 관련, 산은이 받는 비판은 이번만이 아니다. 올 해, 경영정상화 합의 상황에서도 관리 소홀 책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었다. 당시에도 알고 있었으면서도 꼼꼼한 대책을 세우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한국GM이 독자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경영자의 위기 대응 능력이 취약하다는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자금 부족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을 알았음에도 산은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 회장의 대처는 이번에도 동일하다. 알았음에도, "논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그는 언급했다. 산은의 무능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산은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산은이 혈세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산은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