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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소비 심리 위축, 소매판매 증가율 감소

미국과 무역전쟁이 중국 경기둔화 흐름을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덩달아 소비 진작을 경기 안정을 위한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중국 당국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액은 3조5천534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2%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10월 증가율은 지난 5월(8.5%)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달 증가율(9.2%)보다 0.6%포인트 급감했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활발한 내수 시장에 힘입어 작년 11월까지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왔지만, 올해 들어서 한 자릿수로 굳어지는 추세다.

최근 몇 달간 흐름을 보면 지난 5월 연중 저점을 기록하고 나서 9월 9.2%까지 오르면서 완만한 회복 추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다시 성장세가 꺾였다.

세부 항목별을 살펴보면 중국인들이 경기 하방 추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0월 자동차류, 문화·사무용품 판매액 증가율은 각각 -6.4%, -3.3%를 기록했다. 술·담배류 판매액 증가율도 1.2%에 그쳤다. 이는 중국인들이 새로 자동차를 사지 않고 영화 문화공연 소비를 줄이는 한편 술과 담배 소비도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동차 소비 급감 현상은 긴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여나가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지목된다.

10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한 238만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소비 축제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거래액이 작년보다 26.9% 증가한 2천135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중국의 거대한 내수 잠재력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10년째를 맞는 광군제의 거래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광군제 행사도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둔화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많은 소비자가 할인 제품이 선보이는 광군제 같은 이벤트에 더욱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더욱 돈을 아껴 쓰려는 경향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1∼10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7%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5%를 웃돈 수치이지만 여전히 5%대에 머물면서 역대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들에 인프라 건설을 위한 1조3천500억 위안(약 221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등 경기 부양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공공 주도의 인프라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기보다 5.9% 증가해 시장 예상치와 9월 증가율인 5.8%를 약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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