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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차 '벨로스터 N', 퍼포먼스 패키지와 14마력 차이?

출시 전 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현대자동차 '벨로스터(VELOSTER) N'. N 로고를 보면 이미지가 겹쳐 있는데, 하나는 현대·기아자동차 남양 연구소에서 개발했다고 해서, 또 하나는 뉘르브르크링에서 개발 돼 이처럼 표시된 것이다. 벨로스터 N은 코너링과 핸들링 성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뻥 마력'에 대해 언급된 상태다. 한 드라이버가 페이스북 라이브로 다이노 측정을 통해 휠 마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13마력이 나왔다. 영상에서 그는 "충격의 현장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알려진 이후 벨로스터 N은 출력 논란에 휩싸였다.

벨로스터 N의 최대출력은 250마력이다. 37마력이나 낮게 나온 것이다. 보통 기온이 높으면 출력이 낮게 나오는데 벨로스터 N은 좀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이 좋으면 마력이 좀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휠을 돌려보는 다이노는 필수이고 엔진 마력으로는 얘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직 다이노로 평가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고 한다. 그는 "실제 휠 마력을 보고, 그 다음 제원 상 마력이 어떤지 본다"며 "그 다음, 동력 손실률이 얼마나 되는지 또 해당 차의 성향이나 완성도를 엿본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패키지의 제원 상 출력은 275마력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가 다이노에 차량을 돌려보니, 퍼포먼스 패키지를 넣은 차와 넣지 않은 차이가 25마력이어야 맞는데 14마력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정도의 오차비율이 났다. 마력이 '뻥'이었다.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이다. 물론, 상술한 바 대로 다이노는 환경에 따라 측정 오차가 조금 생기는 것은 맞다.

벨로스터 N 옵션 중 퍼포먼스 패키지가 있는데 19인치 휠이, 피렐리의 P Zero 타이어(235/35R19)가 들어가며, 퍼포먼스 패키지를 넣지 않은 차에는 18인치 휠 그리고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PSS)가 들어간다(225/40ZR18).

해당 드라이버의 테스트와 다르게 이 관계자의 테스트가 더 문제로 보이는건, 엔진 출력을 강화한 퍼포먼스 패키지가 생각보다 높은 출력을 갖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패키지를 넣으려면 200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196만원).

벨로스터 N 출력 곡선과 관련, '마력= 토크 x rpm' 공식을 갖는데 같은 토크에서 rpm이 상승하면 마력은 높아지게 된다. 최대출력이 나오는 시점을 미루면 마력이 상승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퍼포먼스 패키지가 출력에 차별을 많이 둬 좀 더 큰 차이를 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아쉬운 부분이다.

제작사 입장에서 이는 분명 민감한 사항이 될 것이다.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도 이를 계속 덮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진다.

퍼포먼스 패키지에서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이 가장 비싼데, 이 시스템이 가장 큰 장점이고 이것이 200만원의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확인된 출력 결과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로 이와 반대의 경우가 있다. 몇년 전, 닛산 GTR35와 포르쉐 911 GT3 터보가 뉘르브르크링에서 랩 타임 경쟁이 붙었다. 최고기록을 서로 갱신하며 경쟁했다. 그런데, GTR35에 대해 다이노 측정을 해보니, 제원 상 수치(550마력)보다 높은 580마력이 나왔다. 뉘르브르크링이 중요하니, 오히려 마력을 낮게 속인 것이다. "양산차가 슈퍼카를 이겼다", "마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빠르다"란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은 결국, 마케팅으로 쓰인다.

벨로스터 N의 뻥 마력과 관련, 똑똑해진 ECU(전자제어장치) 제어로 인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로 인해 다이노와 실제 달릴 때의 마력이 다르다는 해석이다. ECU가 엔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알아서 조절을 한다는 것인데, 일정 이상으로 흡기온(엔진 안으로 들어가는 공기 온도)이 많아지게 되면 출력이 올라가야 하는데 제어를 한다는 것이다.

연료 품질로 인해 바뀌는 점화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시내 주행을 하면 마력이 안나오는데 고속 주행을 하면 다시 잘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반유와 고급유를 자동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급유는 질이 다 다르다. 때문에 이를 넣게 될 경우, 엔진이 망가지고 노킹 현상(피스톤이 실린더를 두드리는 현상)이 생긴다. 이에 내구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오히려 마력을 낮춘다는 해석이 있다.

벨로스터 N이 잘 달리는 차이기에 이렇게 출력에 예민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퍼포먼스 패키지가 제원 상 275마력인데 다이노를 돌려려보니, 228마력이 나왔다. 47마력 정도가 떨어진 것이다. 양산차는 엔진 마력 기준이고 다이노는 휠 마력 기준이다. 때문에, 동력 손실률은 약 10-15% 정도는 생긴다. 이로 인해 다이노를 통해 어떤 차를 재봐도 20마력 정도는 낮게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47마력 정도가 줄어들었다는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해당 드라이버의 언급에 의하면, 또 238마력 정도까지는 나왔다고 한다(퍼포먼스 패키지가 들어가지 않은 차량). 이 정도라고 한다면, 크게 문제 제기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12마력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요즘 차의 메커니즘은 너무 복잡해졌다.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아졌다. 때문에 제작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이상 해석하기가 무척 어렵다.

예를 들어, 현대차 건식 DCT(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있다. 2단에서 3단으로 넘어갈 때 "덜컥" 하는 충격이 있다. 변속 충격이 많다. 그런데, 제작사는 이를 "DCT는 원래 이런거다"라고 말하며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내구성으로 굉장히 문제가 많음에도 말이다. 현재는 습식 DCT가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건식으로는 한계를 봤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게 많다.

벨로스터 N과 관련, 뻥 마력을 언급한 이유는 속임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전달되야 할 것이다. N은 메카니즘이나 기타 소프트웨어가 다른 차와는 다르게 베일에 쌓여있는 게 많다.

반면, 알려진 출력 대비 빠른 랩 타임 및 운동 특성에 점수를 줘야한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현재, 인제 스피디움나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랩 타임은 마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록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이노 마력은 낮지만 차는 빠른 것이다. 때문에 GTR35와 911 GT3 터보의 뉘르브르크링 랩 타임 이슈보다 더 어려운 내용인 것이다. 이런 점들도 물론 봐야할 부분이긴 하겠다.

그러나, 퍼포먼스 패키지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이들에게 출력에서의 차별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다이노 테스트를 통해 알려졌고 이에 실망감을 줬다. 현재 많은 얘기들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