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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지국 화재 사태로 신뢰 잃어버린 국내 최대 통신사 KT ​

By 박성민 기자 (smpark@) 2018.11.26 14:38:34



"화가 나서 다른 통신사로 바꿨다."

KT가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망 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12분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발생 10여시간 만인 오후 9시 3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지어진지 20년된 건물인 KT 아현 전화국은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거점이다. 주변 지역의 통신 신호를 수신하고 전송하는 장비 등이 있다.

지난 25일, 경찰은 국과수를 제외한 4개 기관과 1차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지하 1층 통신구 약 79미터가 화재로 소실됐다"고 발표했다.

사고 당시, 주말 근무자가 2명에 불과해 초동 진압이 불가능 했다. 이에 통신 시설 관리가 안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재 시설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현지사에는 스프링쿨러도 없었다. 위급 상황을 대비해 소화기 한 대만 비치 돼 있었다.

KT는 화재 발생 이후 몇 시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아현지사가 있는 곳은 서울 중심가다. 이 사고로 서울 중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 일부까지 유무선 이동전화, 인터넷, 카드 결제 등 통신장애가 나타났다.

서대문과 용산 등은 인구가 많고 상업 시설이 즐비한 곳이라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사고 발생 이후 상인들은 결제가 되지 않아 발발 동동 굴렀다. 카드 결제 등이 안 되니, 식당에서 카드 사용이 될리 없었다. ​

TV·인터넷·집 전화·휴대전화를 KT로만 사용하고 있던 이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결합 상품을 쓰던 이들은 타격을 받았다. 통신 암흑을 경험했다. 가족 결합을 했던 이들도 불편을 겪었다. 24일 하루동안 집에서 해당 장치들이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재난 알림 문자가 KT 이용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러나, KT는 복구 시점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최대한 빨리 복구하겠다"라고만 말했다.

서울특별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피해지역 거주자는 156만명이다. 약 47만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바일·유선인터넷·IPTV 등을 쓰는 21만여 가구의 통신망 접속이 끊겼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무선가입자 피해자수만 50만명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게다가 화재발생 30시간 경과시점(25일 오후 6시)에서도 무선통신 복구율이 63% 수준에 불과해 가입자 피해 금액이 장시간 누적된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유무선 가입자 피해액과 카드 결제 장애 관련 소상공인 피해까지 더해져 보상 규모는 수백억원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대규모 통신장애로 인한 보상사례는 올 해 4월, SK텔레콤에서 150분간 발생한 무선통신 장애로 피해자 730만명에게 총 220억원을 약관 외 자체 보상으로 지급한 사례"라며 "이번 KT의 피해보상 규모도 이 수준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보는 업계 시각도 존재한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을 위해 약 317억원 규모의 보상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사태가 KT 민영화에 따른 국사 통폐합 등 수익 극대화 정책에 따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T 아현국사 화재와 관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김종훈 의원은 "민영화 이후 KT는 5만여명의 직원을 2만여명으로 줄이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인원을 감원했다"며 "이것이 근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의원은 "KT는 민영화 이후 장비를 한 곳으로 집중시켰다"며 "장비를 뺀 건물을 매각하거나 임대사업에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현장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많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KT 이용자들의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기자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KT로 쓰고 있었다. 가족결합 이용으로 KT 인터넷을 무료로 쓰고 있었다. 그러다, IPTV 유아서비스 플랫폼 '유플러스 티비 아이들나라'가 자녀 교육에 좋다는 말에 IPTV와 휴대전화, 인터넷을 최근 LG유플러스로 바꿨다. 그 이후, 이런 사건이 터져 여러 생각이 들었다.

김 연구원은 "최장시간·전방위 통신장애로 인해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와 영업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파격적인 보상안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통신망의 완전복구까지는 최장 일주일까지도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KT 서비스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5G 첫 전파 송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KT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졌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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