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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올해는 나아질까...최저임금 인상·주휴수당 갈등 겹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택한 자영업자는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20%를 넘는다. 유럽연합(15.5%), 일본(10.4%), 미국(6.3%)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대개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개인 서비스업 등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에 몰려 있다.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부터 직장을 퇴직하거나, 혹은 일터에서 밀려난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생존을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1천20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16.9%가 종업원을 줄였다고 답했다. 인력을 줄인 업체의 평균 감소 인원은 1.34명이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 경쟁 심화, 치솟는 임대료, 인건비 증가, 금리 인상 등의 요인이 겹치며 지난해는 '자영업 지옥'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2018년에 폐업한 자영업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16.4%, 올해 10.9%가 올라 1일부터 시급 8천350원이 적용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현재경기판단 CSI(소비자동향지수)는 59로, 연초인 1월(84)보다 25포인트 빠졌다. 1∼12월 사이 하락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컸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65) 씨는 2일 "경제 현실로 보면 우리도 약자인데, 고용주라면 무조건 '갑'이라고 보고 간혹 악덕 업주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넘어 지난 연말에는 '주휴수당'까지 쟁점이 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법정 주휴 시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고, 소상공인들의 '결집'을 거론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1만30원으로 뛴다"며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오른 상황에서 '이중 쇼크'"라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의 새해 일성으로 "고난의 세월을 헤쳐나가자"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불공정한 상황을 마주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기존에 있던 방침을 명문화한 것으로 사업주의 추가 부담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새대책은 전국 구도심 상권 30곳을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고, 지역 상품권·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18조원으로 확대하며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한다는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는 또 자영업자에게 연 2% 내외의 초저금리 대출 상품을 비롯해 총 2조6천억원 규모의 맞춤형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약 2조원에 달하는 부실 채무를 인수해 5만7천명을 구제할 방침이다.

'자영업 살리기'는 올해에도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러한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분명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된다는 게 문제인데, 결국 매출을 올리려면 경기를 어떻게 부양할 것인지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 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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