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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수출 삐끗…작년 11월 경상 흑자 7개월 만에 최소

경상수지 흑자가 81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규모는 7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축소됐다.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 주력 수출 품목의 단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세계 교역량이 둔화한 영향이 국제수지에도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8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억6천만달러였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지금껏 이어지며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지난해 4월(17억7천만달러) 이후 최소치로 쪼그라들었다.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이끌어온 상품수지가 주춤했다.

상품수지는 79억7천만달러 흑자로, 역시 작년 2월(59억3천만달러 흑자) 이후 최소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수출이 1년 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친 여파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단가 상승이 둔화했고 미중 무역분쟁이 현실화하며 세계 교역량이 둔화했다"며 "반도체 단가 상승 둔화, 세계 교역량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도 "전월까지 괜찮았지만 이제 국제수지 통계에서도 수출 둔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수출 경기가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작년 4분기 '어닝 쇼크'로 재차 불거진 반도체 경기 논란에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작년 11월에 둔화하고 12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 부진은 일시적으로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내수가 부진해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원유 도입 단가가 오르며 수입은 9.3%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2억9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전년 동월(-32억7천만달러) 대비 축소했다.

서비스수지 품목별로 보면 여행수지는 12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 1년 전 같은 달(-15억5천만달러)보다 적자 규모를 줄였다.

입국자가 1년 전보다 23.5% 늘었으나 출국자는 기저효과 등으로 3.1% 증가하는 데 그쳐서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는 35.1%, 일본인은 40.5% 증가했다.

운송수지는 1억4천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는 1년 전(-5억달러)보다 작아졌다.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에 힘입어 해상운송수지 적자 규모가 1억8천만달러로 축소했고 항공운송수지가 입국자 증가로 8천만달러 흑자를 낸 영향이다.

급료, 임금, 투자 소득 등의 국내외 흐름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5천만달러 적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 자산(자산-부채)은 42억6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20억1천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7억9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48억4천만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는 1억9천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파생금융상품은 3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4천만달러 감소했다.
무역 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