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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촌스러움 버리고 하이테크 입은 기아차 '쏘울 부스터'




<제공=기아자동차>
<제공=기아자동차>

이전 기아자동차 '쏘울'의 외관 디자인을 보며 "왜 차를 저런식으로 만들었나"란 생각이 들었다. 제조사의 의도를 알 수 없었고 구매하는 이들의 맘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차는 기자에게는 이런 감정을 주던 차였다. 디자인은 중요하다. 과거 조사이긴 하나, 지난 2011년 10월 20일 마케팅 인사이트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구매 계약 체결에 있어 외관 스타일은 68%의 고려 요소인 것으로 응답됐다.

이번 3세대 '쏘울 부스터'는 차량 형태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인상이 많이 변했다. 이전 답답한 듯한 모습에서 세련 돼 졌다. 외관 디자인과 관련, 기아차는 '하이테크(첨단)'를 언급했다. 미래지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대중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한 전·후면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1.6 터보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1.6 터보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연결된 형태의 주간주행등(DRL)이 전면 분위기를 이끈다. 헤드램프는 수평형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다. 안개등과 방향 지시등은 가로 형태다. 그릴 우편에 'SOUL' 레터링이 보인다. 후면은 랩 어라운드 스타일인데 입체적이다. 루프까지 이어지며 뒷유리를 감싸는 형태다. 전면보다 후면 디자인에서 더 매력이 느껴졌다. 혼다 'CR-V' 리어램프를 보며, "매력적으로 참 잘 만들었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쏘울 부스터도 감아올려진 긴 리어램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단 중앙의 트윈 머플러에서는 현대차 '벨로스터'의 후면을 떠올리게 했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다소 의외의 형태이긴 했다. 쏘울 부스터는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차량이 됐다.

두꺼운 느낌의 도어 손잡이를 잡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컴팩트 SUV 느낌의 실내 공간이 전해진다. 남성성이 강한 외관 디자인과는 달리 실내는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 여성성이 더 전해졌다.

10.25인치 HD급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차급을 생각할 때 이 또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로 길이가 긴 형태인데, 보기에 무척 편했고 고급감도 있다. 모든 디스플레이가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송풍구에 이어진 스피커 디자인 형태는 색달랐다. 도어 손잡이 부근에 새겨진 물고기 비늘처럼 보이는 장식은 매력이 있다. 쏘울 전용 D컷 스티어링 휠의 감촉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EV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EV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1열 실내 구성은 컴팩트 SUV 공간 느낌이며 안정감이 있다. 센터 페시아 하단부 수납 공간은 2단으로 나눠져 있는데, 윗단에 무선 충전 공간이 마련 돼 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기자는 '포천 아도니스 리조트'까지 주행했고 행사장이었던 서울 강동구 소재 '스테이지 28'로 다시 돌아갈 때는 동승석에 앉았다. 탑승 전 시트 외곽에 'SOUL'이 새겨진 것이 보였다. 잘 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장에 전시된 EV 모델에서는 도어 부근에 열선(2단)을 확인하기도 했다. 뒷좌석 머리·무릎 공간은 180cm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에도 충분히 넉넉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변속기 손잡이 좌측에 자리잡고 있는 엔진 스타트 버튼은 특이성이 있다.


주행을 위해 기어노브에 오른손을 얹었다. 두툼한 느낌이었다.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느낀건 정숙함이었다. 주요 소음 투과 부위별 흡차음재 적용으로 엔진 투과음의 실내 유입을 차단했다고 한다.




▲1.6 터보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1.6 터보 모델<사진=박성민 기자>

시승 차 쏘울 부스터 1.6 터보 모델의 출력은 204마력(ps)이고 최대 토크는 27.0 kgf∙m이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맞물렸는데, 기어비 상향조정으로 응답성이 개선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고속 뿐 아니라 저속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시승회의 시승코스는 세종포천고속도로를 기본으로 구성됐는데, rpm 변화 상황을 보기 위해 급가속을 해봤다. 쉽게 고속도로 제한 속도를 넘어서며 고속 주행,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지 않게 속도를 올려갔고 고속주행에서도 흐트러짐이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이 전해졌다. 터보 엔진이라 확실히 재미가 있었다. 마력 수치가 200이 넘으니, 잘 달린다.

핸들링이 가벼워 여성 운전자들이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주행에 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됐다. 유턴 상황에서도 스티어링 휠이 가볍게 돌아가고 어렵지 않게 반대 주행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전/후 각각 맥퍼슨 스트럿/CTBA) 은 차급이 그렇듯 좋지는 않았다. 위·아래로의 많은 출렁임이 느껴지기도 했고 노면 상황을 받아내는 느낌이 예리하거나 정밀하다는 느낌 역시 없었다. 출시가가 1914만원 부터 시작하는 차에서 너무 많은걸 기대해서는 안되겠다.

쏘울 부스터가 가속감이나 고속 주행감에서 훌륭한 면이 있었지만 역동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는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비교 시 주행 능력에서는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도심주행은 짧았고 고속주행 구간이 많았는데 출시 행사장에서 포천 아도니스 리조트에 도착해 확인한 평균연비는 10.5km/L이었다. 고속 주행은 전체 운행 중 5분의 1 수준이었고 주행 보조 사양 테스트 등에 집중을 많이 한 편이었다. 때문에 고속도로 제한 속도를 밑도는 정속 주행이 대부분이었다. 동승한 타 매체 기자의 주행을 통해 나온 평균연비는 11.7km/L였다. 17·18인치 타이어가 제공되며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EV 모델에는 넥센타이어의 Nprize AH8 215/55R17이 장착 돼 있었다.





▲계기판 가운데 화면 오른쪽 윗편의 차와 차선이 함께 있는 이미지가 녹색으로 돼 있으면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가 활성화된 것이다.<사진=박성민 기자>
▲계기판 가운데 화면 오른쪽 윗편의 차와 차선이 함께 있는 이미지가 녹색으로 돼 있으면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가 활성화된 것이다.<사진=박성민 기자>

시승 차는 반자율주행이 가능했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가 활성화 된 상황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l)를 작동시키고 차간 거리 설정을 하면, 손과 발이 쉼을 얻는다. 일반적 차량들과는 달리 스티어링 휠을 소지하지 않을 시 경보가 시작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다. 보통 20초 정도인데 쏘울 부스터는 40초 정도까지도 경고가 나오지 않았다. 40초 정도가 지나면 경보음과 함께 운전대를 소지하라는 이미지가 뜨고 그래도 경고를 무시하면 LKA가 강제 해제된다. lKA는 차선 인식을 잘 했고 차선 이탈 방지 수행에 있어서 신뢰감을 줬다.

기아차는 쏘울 부스터의 연간 국내 판매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쏘울 부스터는 3세대다. 쏘울은 지난 2008년 처음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작년 한해 10만대가 넘게 팔렸지만 국내에서는 작년에 3000대 정도가 판매됐다. 이 수치를 생각할 때 기아차가 내놓은 연간 국내 판매 목표는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장 높은 트림인 노블레스 스페셜은 2346만원이다. 아차가 밝힌 판매 목표가 허황된 수치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쏘울 부스터는 많은 변화를 이룬 것으로 보였고 기대가 되는 차로 생각됐다.

1회 충전시 총 386km를 주행할 수 있는 EV 모델은 2월 중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