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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푸조 200년 역사 볼 수 있는 '푸조·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


'푸조·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이 작년 12월 개관했으니, 운영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에 자리한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프랑스에 있는 에펠 탑(Eiffel Tower)을 본딴 탑(33미터)이 먼저 반긴다. 푸조와 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 직원들이 건립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꼼꼼하기로 알려진 한불모터스 송승철 대표이사가 건립에 많은 신경을 썼고 이 곳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전해들었다.

한불모터스의 '시트로엥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로 지난 14일 제주도를 방문했다. 이날 일정 중 박물관 관람이 포함 돼 있었다.

이런 곳을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 박물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구성 돼 있다. 약 2500평 부지이며 약 110억원이 투자됐다. 한불모터스는 건립 이유에 대해 "자동차 문화 마케팅을 위함"이라고 했다.

2층에는 20여대의 차량이 전시 돼 있다. 클래식카 등이 있으며 제법 큰 규모다. 내년, 14대의 클래식카가 추가로 입고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불모터스는 제주도 렌터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규모가 큰 업체가 작은 업체를 사들이는 일이 생겨나고 있고 가격적 부분에서 싸움이 치열한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규모가 큰 업체가 낮은 가격을 제시, 공격적 영업에 나서니 소규모 업체의 경우,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구 간판에서는 '시트로엥 2CV' 차량이 보였다. 지난 1937년 처음 개발됐고 지난 1948년 파리모터쇼에서 출시된 차다. 독특한 디자인과 경제적인 소형 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건물에는 'PEUGEOT'가 붙어 있었다. 건물 입구 오른편에는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장식물이 있었다. 1층에는 '시트로엥 오리진스', '헤리티지 스토어', '푸조·시트로엥 전시장'이, 2층에는 푸조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영어식으르도 표기가 돼 있었다.

'시트로엥 오리진스'에서는 '트락숑 아방'이라는 검정색 차량이 전시 돼 있었다. '트락숑 아방'은 프랑스어로 '전륜구동'이라는 뜻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창업자인 앙드레 시트로엥이 자동차 업계로 복귀한 뒤 출시한 차다. 지난 1934년 나왔으며 세계 첫 대량생산형 전륜 구동 차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모노코크 차체가 적용된 차이기도 하며 유렵 중형 세단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오늘의 시대에 보기에는 어색한 도어 손잡이 부근의 나사는 갈색으로 녹이 슬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이 곳은 온라인 박물관이다. 16개의 디스플레이로 지난 19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시트로엥 전 모델에 대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는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다. 차량과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2층 입구에 들어서면, 'JEJU PEUGEOT MUSEUM'이 보인다.

생산된지 100년도 더 된 '타입 139 A 토르피도(1911년)' 등 5대의 클래식 카가 전시 돼 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06년에 생산된 '207CC' 등 총 17대의 차량들이 있기도 하다. 입구부터 시계 방향으로 관람하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관람하게 된다.

이날, 차량에 대해 설명해준 강명진 관장은 '타입 139 A 토르피도'가 당시, 크락션도 없던 시절이라 차량 한켠에 있는 펌프식 장치로 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직접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핸드브레이크가 왼쪽에 있는 이유로 동승석 편 도어 입구로 탈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했다. '401 D 리무진'의 경우, 한켠의 앞·뒷문이 동시에 열리게 되면 서로 부딪히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6기통 엔진이 장착된 '601' 첫 세대에 대한 설명에서는 엔진룸을 여는 것에서 부터 오늘날의 차와 달라 흥미로웠다. 강 관장은 자동차의 원리에 대해 언급하며 "깡통에 기름을 넣고 불을 붙이면 터지지 않나. 이 차는 터지는데, 실린더 블럭을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다"며 "피스톤이 올라가게 되고 또 공기를 압축시키게 되면 열이 발생한다. 기름과 공기가 갈데가 없어 터진다. 내려가게 된다. 이게 한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기통 수에 대해 설명하며 "1기통은 '텅텅텅' 한다. 2기통은 '퉁퉁퉁', 4기통은 좀 조용하며 6기통은 '부우' 하는 소리가 난다. 머플러 소리가 틀리다"며 "기통수를 많이 만들려면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점점 길게 해야하기 때문이다. 한계가 있다. 그래서 V6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푸조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역사와 정체성, 로고, 모터스포츠 등에 대해 소개 돼 있다. '미디어 룸'에서는 차량 주행 영상을 극장 형식으로 볼 수 있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사자 로고에 대해서도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푸조의 상징인 사자 이미지를 많이 볼 수 있다. 푸조는 지난 200년간 자동차 뿐 아니라 철강 산업 내에서 활동했다. "푸조는 특별한 역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커피 분쇄기, 자전거 등을 만들었고 단단한 철강 제품에 사자 로고를 새겼다.

푸조는 모터스포츠에서도 아주 오래 전부터 활동해 왔다. 그 시작은 지난 1865년이다. 'PEUGEOT TYPE 7'은 세계에서 처음 열린 레이스에서 우승했으며 작년, 'PEUGEOT 3008 DKR Maxi'는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했다.

창업자에 대한 소개, 제품들, 모터사이클과 사이클에서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 돼 있다.

이 박물관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푸조를 단독으로 소개하는 푸조 역사 박물관이다.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연간 1400만명이다. 한불모터스는 박물관을 통해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푸조·시트로엥 렌터카 사업과 연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과 렌터카 사업이 한국인들에게 더불어, 해외 방문객에게도 '푸조'와 '시트로엥'이라는 제조사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 제주도 방문 시 갈 곳이 생긴 것에 있어서, 제주도 방문객들이 가볼만한 곳이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박물관 건립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됐다.

[제주=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