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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작정하고 나온 쌍용차 '코란도'

"이거 쌍용자동차 맞아?"

쌍용자동차는 안전 사양과는 좀 거리가 먼 제조사로 생각했었다. "왜 국내 다른 제조사처럼 하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했었고 답답함이 있었다. '세련됨'과도 가까워지기 어려운 회사인 곳으로 여기는 마음이 있었고 좀 촌스러운 제작사로 여기는 맘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뷰티풀 코란도'를 통해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는 기분이 들었다. '티볼리'가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코란도' 처럼, 쌍용차에 대한 기자의 인식에 변화를 주거나 하진 못했다.

갑자기 변한 모습을 보게 되니, 당황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출시 행사도 잘 치뤘다. 만들어진 자료들, 또 광고 영상도 참 잘 만들었다. 나오는 음악 까지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차 행사가 맞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코란도 C'의 후속인 이번 '코란도'는 8년만에 완전변경 됐다. '뷰티풀 코란도'라고 명명됐다.

안전 사양에 있어서 현대·기아자동차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쌍용차의 수준이 이에 떨어지거나 하지 않았다. '전방 차량 출발 알림' 기능이 동급에서 처음 적용하기도 했다. 기술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좀 늦게 보여줬던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첨단 차량제어기술인 '딥컨트롤'에 대해 제조사는 "레벨 2.5 자율주행을 달성했다"고 전하고 있다.

테스트를 해 보니,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와 비교해 부족하지 않았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은 차선 유지 능력이 좋았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는 가속·브레이크 패달 조작 없이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차선 중심 추종 제어를 수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급 처음으로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의 민감도(COMFORT, NORMAL, DYNAMIC)를 변경할 수 있기도 하다.

앞차 출발 알림(FVSA), 탑승객하차보조(EAF), 안전거리 경보(SDA), 후측방접근경고(RCTA)도 동급 처음으로 적용됐다. 설정에서 하차위험 경보음을 없앨 수 있기도 한데, 늘 작동시켜 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됐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집은 더욱 그렇다. 앞차 출발 알림이 눈에 띄는데, 정차 중 앞차 출발을 인지하지 못할 시, 팝업과 경고음으로 알려준다. 정차 중 스마트폰을 보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운전 중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게 옳으나, 어쨌든 교통 흐름을 위해서는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스티어링휠 미소지 상황에서의 차량 상황을 살펴보니, 12초 정도가 지나니 핸들을 소지하라는 이미지가 떳다. 경고음이 동반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잡지 않으면, 10초 미만이 지난 시점에서도 빨간 장갑을 낀 듯한 손 모습의 경고 이미지가 뜨고 경고음이 동반된다. 미소지 상황이 계속되면 이후, 4-5초 만에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해제된다. 바로 핸들을 잡으라는 이미지가 뜬다.

역시 미소지가 반복되면, 2-3초 뒤 빨간색 손 이미지와 경고음이 들려온다. 계속해 미소지 상황이 지속되니, 5초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빨간색 손 이미지와 경고음이 이 때부터 시간 제한없이 계속됐다. "지금은 위험 상황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공간감에 있어서는 180cm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었다. 스마트 테일게이트가 적용되기도 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닫힌다. 몸이 닿는 테스트를 해봤다. 살짝의 접촉만 있어도 올라오는 차량과는 달리 어느 정도 압박이 있고 난 뒤, 한참 내려온 후에 다시 올라가는 작동 방식을 보였다.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였다.

주행을 해보니, 차체 폭이 넓다고 인식됐다. '로&와이드(가로로 넓고 낮게 깔린 차체 비율)' 디자인이 적용됐고 전폭(1870mm)은 투싼(1850mm)과 스포티지(1855mm)보다 더 길다. 외관 컬러는 총 7가지가 있는데 시승 차는 '댄디 블루' 색상이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전면 첫인상에서는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떠오르기도 했다. 쌍용차 처음으로 풀 LED 헤드램프(LED DRL, LED 방향지시등, LED 로우빔/하이빔)가 적용됐다. 프리미엄 모델에 주로 활용되는 다초점반사(MFR) 타입이며 조사거리 등 기능적으로도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방향지시등은 어디서 많이 본듯 하긴 하기도 했다. 껌뻑거릴 때 시각적 매력이 있다. 그러나, LED의 장점은 시각적인 부분 보다는 수명이 긴 고효율, 친환경 등에 있다. 일반적으로 수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LED 포그램프가 적용됐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강하게 넣었다. 엉덩이(?) 부위에는 강인함이 전해지는 티볼리 디자인이 보인다. 시승 차에는 19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235/50R19)이 장착 돼 있었는데 이 외에 17인치 알로이 휠(225/60R17),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235/55R18)이 제공된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19인치가 많은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비 부분을 생각한다면 작은 사이즈를 선택해야할 것이다.


<제공=쌍용자동차>
<사진=박성민 기자>

후면에서는 현대차 '싼타페' 전면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했다. LED 리어 콤비램프(LED 제동등, LED 미등)도 매력이 있다. 전면 보다는 후면에서 젊은 기조가 느껴진다. 쌍용차의 디자인이 발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 보조램프에는 리플렉스 리플렉터, 후진등, 방향지시등이 들어가 있다.



<제공=쌍용자동차>
<제공=쌍용자동차>

실내에서는 소재의 고급감에서는 높지 않지만 세련됨이 전해져왔다. 렉서스 'LS'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실내 디자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인피니티 무드램프'가 도어트림과 동승석 크러쉬 패드에 나타난다. 총 34가지 색으로 변화가 가능하다. 대시보드는 높은 편인데 안정감을 준다. 시트 재질은 고급감이 전해지진 않지만 나쁘지 않았다. 운전석 도어 부근, 팔꿈치 두는 공간이 협소한데 좀 길게 뻗게 해놨어야 하지 않나 싶었고 재질이 두껍지 않아 팔꿈치가 좀 아팠다. 매직 트레이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는데, 제거 시 적재공간은 551L(동급 최대)다. 매직 트레이 위 최대 하중은 60kg이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놀라웠다. 보통의 고민의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풀 내비게이션이 제공되기도 한다. 터치 스크린 방식의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5:5 분할 가능)는 클러스터와 연동된다. 스마트 미러링(와이파이 양방향 풀 미러링,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이 지원된다. 2열에는 220V 인버터가 제공 돼 노트북 사용 시 매우 좋은 장치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새롭게 개발된 1.6리터 디젤엔진의 최대출력은 136ps(4000rpm), 최대토크는 33kg·m(1500-2500rpm)다. 제조사는 초기 가속에서 순발력과 응답성이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지난 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코란도' 보도 발표회 및 시승 행사에서 주행 해보내, 초반 가속에서는 힘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시속 100km/h 고속 주행 영역에서 주행의 즐거움이 느껴지진 않았다.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14.1km/L인데, 주행 뒤 계기판에서 확인한 연비 수치는 17.5km/L였다. 기자의 시승은 거의 저속 주행이 주를 이뤘다.

쌍용차가 친환경차와 같은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며 가는 모습이 약하긴 하나, 이번 '코란도'를 통해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대형 SUV 'G4렉스턴'보다 기술적 진보 부분에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를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다. PRICE RANGE를 언급하며, 코란도(AT)가 5970만원, 투싼과 스포티지는 각각 5840만원, 6820만원(AT)라고 했다. 가격도 낮고 상품성이 좋아 현대·기아차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였다.

쌍용차는 올 해 판매목표로 16만3000대를 잡은 상태다. 작년에는 14만3685대를 팔았는데, 작년 티볼리 판매량은 4만3897대다. '한국 SUV의 대명사'란 수식어를 들었던 '코란도'가 이에 준하는 행보를 보여준다면 목표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쌍용차가 정성을 담은 차를 내놓은 거 같아 좋게 여겨졌다.



<제공=쌍용자동차>
<제공=쌍용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