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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압박', 美기업 수출금지 모색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압박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자국 기업의 수출금지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화웨이 배제를 위한 미국의 동맹국을 통한 압박이 '비틀거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화웨이 배제 캠페인과 관련해 "영국과 독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캠페인이 좌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가 설치된 자사 통신장비를 통해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동맹국들에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압박해왔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의 5G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도 그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자국 기업들에 5G 통신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화웨이 측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다 공격적인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5G 장비 생산 자체를 결국 막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수출통제를 통해 화웨이의 개발 속도를 지연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자체 장비 성능 개선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낮은 가격과 금융조건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에 맞서 5G 장비를 생산하는 미국 및 동맹국의 경쟁업체들에 자금조달(파이낸싱)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제어할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급은 그가 화웨이와 관련해 "어디까지 갈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트위터를 통해 "(5G 사업에서) 미국 기업들은 노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나는 미국이 지금 더 선두에 있는 기술을 막는 방법이 아닌 경쟁을 통해 이기기를 원한다"고 밝혀 화웨이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22일에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중싱<中興>통신) 문제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한 바 있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화웨이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기소한 가운데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화웨이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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