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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현대차 8세대 '쏘나타', 스마트화는 좋지만 쉽지 않은 디자인 적응

"'쏘나타'가 7세대를 거치는 동안 대한민국 세단의 기준점이 돼 왔다."

기자에게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다. 그러나, 역사(1985년 출시)가 길고 수입차와 관련, '강남 쏘나타'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쏘나타'라는 차량 용어는 '대한민국에 많이 다니는 차'로 인식 돼 있다.

지난 21일 킨텍스에서 진행된 출시 행사에서 8세대 '쏘나타'를 디자인을 총괄한 현대차 이상엽 디자이너(전무)는 그간의 디자인 과정을 되돌아보며 감정이 복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이 진실 돼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가 대학생 시절, '드림카'였던 차를 그 자신이 디자인에 관여했기 때문이었다. 부담감이 매우 컸던 것 같다. 그는 "'쏘나타'를 해방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쏘나타는 작년 말 등록기준 등록대수가 154만대다. 이 디자이너는 "저를 포함한 디자이너들이 가장 시작하기 어려웠던 차였다"며 "'쏘나타'의 디자인을 시작하는것은 너무나도, 너무나도 어려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디자인은 급격히 변화했다. 이 디자이너는 "'쏘나타'에 대한 고정관념을 모두 내려놓기로 했다"며 "진부한 4도어 세단이 아닌 감각적이면서 긴장감을 보여주는 쿠페 스타일의 세단이 이번 '쏘나타'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차세대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적용됐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호불호가 있겠으나, 기자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쏘나타'를 지난 통념에서 자유케 하고자 했다고 하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다.

사전계약에서 2030 비중이 이전 모델 대비 늘었다고는 한다.

이번 '쏘나타'에서 제조사가 가장 보이고자 한건 작년 9월, 인도 '무브 서밋'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이 언급한 바 있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한다"고 한 언급에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말이었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서서 첨단 기능을 제공하는 업체를 말한 것이다. 당시, 그의 이런 발언에 대해 자동차 제조사가 너무 선을 넘는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역에서의 중심을 잃은 모습은 아닌가"란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이건 오늘날 시대의 흐름이겠다.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도 이날, "모빌리티 분야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새롭게 포지셔닝 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영역에서 혁신을 추구하기를 바라고 있다. 당시, '무브 서밋'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3대 방향성에 대해 친환경 이동성과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에 대해 전했다.

이 가운데 '쏘나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건 '연결된 이동성'이었다. 이날, 제조사는 '현대 디지털 키'에 대해 강조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스마트 키가 없어도 앱 설치로 차량에 출입할 수 있고 시동도 걸 수 있다. 운전석 외부 도어핸들에 스마트폰을 접촉시키는 형식이다. 그러나, 그리 중요한건 아니겠으나, "차량에 뭘 자꾸 댄다는 게 좋기만 한 것일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전∙후진 이동이 가능하다. 승하차가 어려운 상황에서 쓰면 좋을 기능이다. 그러나, 첨단 기능에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는 이들은 활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BMW가 소개하기도 했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 시스템'인데, 무인 주차 기능이다. 키를 이용해 주차 공간에 차를 넣고 빼는 기술이다. 지난 2016년, 마틴 슈토이렌탈러 BMW코리아 연구개발센터 이사가 '740Li x드라이브' 시승회에 참석, 기술 설명을 하기도 했다.

주행영상기록장치(DVRS)인 '빌트인 캠'은 전후방 상황을 녹화한다. 차량 내 AVN(Audio·Video·Navigation) 화면 및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녹화된 영상이나 스냅샷을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가끔, 주행 시 영상을 담고 싶을 때가 있는 때 이럴 때 무척 유용한 기능이겠다. 이 기능을 넣고자 한다면, '빌트인 캠' 34만원에 TUIX 보조 배터리 26만원을 내야한다.

이 부사장은 '쏘나타'에 대해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라고 했다. 스마트한 전자 장비의 탑재로 똑똑한 '쏘나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한 장치가 없다면, 차는 재래식의 운송 수단에 머물게 될 뿐이다. 운송수단도 중요한 것이지만, 이제는 이것에만 머물면 안 된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써 더 즐겁고 스마트한 카 라이프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하다"란 말에 모든 말이 담겼다.

최진우 전무(총괄PM 담당)는 "이번 '쏘나타'를 를 통해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지능화 등 급변하는 자동차 환경에서 미래자동차의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고자 한다"라며 "단순히 이동하는 공간이 아닌, 편안한 일상과 새로운 변화를 먼저 경험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됐다"고 말했다.

이번 '쏘나타'에서는 '택시' 부분에 대해 얘기가 많았는데, 8세대에서는 이미지 리빌딩을 위해 택시 모델이 출시되지 않는다. '쏘나타'라는 차량 이미지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좋은 차가 '택시' 차량으로 이용이 되면, 좋지 않은 인식을 크게 줘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제조사는 택시를 제외하고 올 해 국내 시장에서 7만대 이상을 팔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최근에 상대적으로 위축된 세단 시장을 다시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했다.

가솔린 2.0 모델의 가격은 2346-3289만원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SUV 공세 속에 있고 예를 들어, 이번에 국내 출시된 쌍용자동차 '코란도'의 경우, 가장 높은 트림인 '판타스틱'이 2813만원이다. 이번 6세대 '코란도'에는 쌍용차 차량에서는 의외로 수준 높은 안전·편의 사양이 들어갔고 상품성이 좋은데, 가격적인 면에서 이에 비해 이번 '쏘나타'는 높은 편이다. 가격을 중시하는 이들은 여러가지 고민이 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쏘나타'는 과거, 중산층을 상징하던 차였고 '국민 차', '아빠 차'였다. 그러나, 오늘도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다. 디자인도 '스포티 중형 세단'을 지향하며 중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좀 난해한 디자인으로 변화됐다. 8세대에서 중요한건, '스마트화'이겠다. 이에 대한 제조사의 진지한 발걸음이 이번 '쏘나타'로 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