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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우려에 세계증시↓…경기공포 속 "조정장 온다" 비관론

세계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주요국 국채 장기물,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 자금이 방향을 돌리면서 지난주 금요일 유럽, 미국에 이어 25일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가 급락했으며 신흥국 통화 가치도 하락세다.

이날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1% 급락했으며 호주 S&P/ASX200지수도 1.11% 하락으로 이번 주의 첫 거래를 마쳤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1.50% 하락으로 마감했으며 한국의 코스피는 오후 3시 현재 1.80%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78%,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는 각각 1.02%, 0.39% 내린 상태다.

지난주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주요 주가지수 급락과 궤를 같이한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 22일 1.9% 하락해 11주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고 유로존 우량주 지수인 유로스톡스(Stoxx) 50 지수도 6주 만에 가장 가파르게 1.83%나 내렸다.

금융시장 전반에서 투자심리를 주도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를 넘어 경기후퇴에 대한 불안감 확산이다.

지난 22일 발표된 유로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경기 우려가 커지자 유로존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도 국채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에서 국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두 금리 차는 25일 아시아 장에서 더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 19년물 금리는 3개월물 금리보다 0.019%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지난 22일 밤 뉴욕에서 보인 0.0007%포인트 격차보다 더 커졌다.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위험자산 회피 성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일본 엔화는 이날 오전 10시께 달러당 109.71엔까지 올라 6주 만의 최고 수준을 보였다가 오후 들어 109.9엔대로 다소 진정됐다.

오후 2시 35분 현재 한국의 원화는 달러당 1,134.19원으로 0.36% 하락했으며 호주달러는 1호주달러당 0.7081달러로 0.03%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급격하게 퍼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출렁였던 세계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서는 미국 기준금리와 관련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내심' 강조, 봉합 국면에 접어든 미·중 무역전쟁 등에 힘입어 가파른 회복세를 탔다.

MSCI 전 세계 주가지수는 여전히 올해 들어 11% 넘게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유턴', 연준의 탈(脫)긴축 선언, 각종 경제지표 악화, 주요 금융기관의 비관적 경기 전망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을 수 있다는 조짐이 잇따르면서 경기후퇴 공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색소 캐피털 마켓의 엘리노어 크레이그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역사적으로 볼 때 '비둘기' 연준은 경기 하강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라는 점에서 꼭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며 "이제 약화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주식시장을 따라잡고 있는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경제가 성장 속도의 둔화에 있는지, 경기후퇴로 향하고 있는지 진단은 여전히 엇갈리지만, 증시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AMP 캐피털 인베스터스의 네이더 네이미 다이내믹 마켓 총괄은 블룸버그에 "앞서 시장이 희소식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며 "이제 시작일 뿐 몇 주에 걸친 시장 조정의 시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케리 크레이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 역시 "시장에 10% 조정이 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 조정의 시작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시장을 떠받치는 것이 별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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