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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농업 지원책, 무역전쟁 해소에 걸림돌

중국 정부의 농업 지원 정책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해소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식량 안보'를 중시하는 중국은 이를 포기할 뜻이 없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은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과 함께 중국 정부의 농업 지원책을 주요 이슈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농업 시장 자유화와 개방 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한 농업 지원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옥수수, 밀 등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는 정부가 나서 이를 사들이는 가격 보전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농업 장비 구매 등에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중국 정부의 이러한 농업 지원책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가격 보전 정책 대신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 정책을 채택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밀, 옥수수, 쌀, 대두 등의 농산물을 대중국 수출 확대 유망 분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중국 측은 완강히 저항했다고 협상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중국 측 소식통은 "단지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농업 지원책을 완전히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중국과 같은 인구 대국의 '식량 안보'를 포기하라는 요구와 같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농업 부문의 안정을 식량 안보는 물론 일자리 안정 측면에서도 중시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전업농은 2억 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도시로 이주한 농민들을 뜻하는 '농민공' 등을 합치면 농업 부문에 관여하는 사람은 14억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농민공들은 도시에 일자리가 없을 때는 농촌으로 돌아와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만약 농업 부문의 안정이 깨진다면 농민공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쳐 중국의 일자리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밀, 대두 등을 재배하는 농인 한야후이는 "정부의 보조금은 우리의 노동비용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보조금이 없으면 우리는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CMP는 "미국은 중국의 농업 지원책을 축소하고 중국 시장에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길 원하겠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레드라인'을 넘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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