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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체감경기 악화…소득 줄고 고정지출 증가 전망

지난달 저소득층 체감경기가 크게 나빠졌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은 앞으로 소득이 주는 반면 주거비나 교통비 등 고정지출은 늘어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비숙련·저임금 근로자의 고용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저소득층 가계수입 전망 소비자동향지수, 2012년 이후 최저=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가계수입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에서 81로 조사돼 2012년 7월(80)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6개월 후 가계의 재정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가 긍정적으로 본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의 가계수입전망 CSI는 3월 90에서 4월 88로 내린 데 이어 지난달 7포인트 빠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10%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80만3천408원)은 1년 전보다 4.5% 줄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125만5천원)은 2.5%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의 취업가구원 수도 0.65명으로 작년(0.67)보다 줄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은 주거비, 교통비 등에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들의 5월 소비지출전망 CSI는 96으로 전월(95)보다 올랐다. 씀씀이가 늘어날 것으로 본 비율이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거비 지출전망 CSI는 105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시내버스 인상 예고 등에 교통비 및 통신비 지출전망 CSI도 111포인트로 5포인트 올랐다.

반대로 의류비(85)나 외식비(76) 지출전망 CSI는 각각 1포인트 하락하며 밥을 사 먹거나 옷을 사는 여유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소비자들은 경기가 나빠지면 고정지출 대신 옷값, 식비를 줄이곤 한다.

저소득층 고용감소...수입 줄고 지출 늘어날 것=저소득층의 소비심리는 중산층, 고소득층보다 더 크게 나빠졌다. 저소득층의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소득 가계의 생활형편 전망도 악화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의 5월 생활형편전망 CSI는 80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빠지며 2017년 1월 77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월 소득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계층의 생활형편전망 CSI는 지난달 3포인트(90→87), 200∼300만원 계층은 5포인트(92→87), 300만∼400만원 계층은 4포인트(94→90) 각각 떨어졌다.

반면 월 소득 400만∼500만원(98→96),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101→99)은 2포인트씩 하락하는 데 그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 때문에 저소득층 고용이 감소하는 것도 있다"면서도 "그보다는 저소득층 일자리가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경기둔화 타격이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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