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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머리 아픈 곳 된 국민연금

국민연금이 머리 아픈 곳이 됐다.

정부 자체 평가에서 전문성 부족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달 29일 나온 기획재정부의 2018년도 회계연도 기금 자금운용평가에서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 의사결정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평가를 시작한 지난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2018회계연도 평가에서 6단계 중 4번째 등급을 받았다. 전년 보다 한단계 낮아졌다.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전문인력 관리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대표성을 강조해 민간위원을 선정하다 보니, 자산운용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전북 전주 외곽으로 본사를 옮긴 것에 대해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이전 이후,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장기간 채우지 못했고 핵심 운용인력도 빠져나갔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의 장기간 공석으로 640조라는 거대 자산이 제대로 운용됐을리 없다.

기금평가단은 자산 운용시스템 구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0.92%였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국민연금에 대한 그간의 우려 제기가 헛말이 아닌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기금 고갈이 앞당겨지는 점이 문제가 아니라 운용 능력 부족으로 조기에 거덜 나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연금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스튜어드십코드(SC)'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합의나 합리적 근거 없이 정부 이념에 따른 기준을 모든 기업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세워 주주권 행사에 치중하고 있다. 이미 '스튜어드십코드'가 강력한 정부의 넛지(nudge)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국민연금에 대해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여부까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본연의 역할인 수익률 제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본연의 목적을 상살한 듯 보이며 중립성도 잃었다. 이 때문에 골치 아픈 국민연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