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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규제에 강남·여의도서 후분양 아파트 늘어

분양보증 심사 권한을 쥐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최근 분양가 규제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후분양 단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24일부터 HUG가 종전보다 강화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을 적용할 경우 현행 기준보다 분양가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는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다음달 오피스텔 부분만 먼저 분양하기로 했다.

아파트를 착공 시기에 선분양하기 위해서는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금융기관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도 가능한데 최근까지 HUG와 분양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신영측은 이 아파트가 여의도에서 14년 만에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임을 들어 3.3㎡당 평균 4천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검토중인 반면, HUG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3천만원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는 현재 고분양가 관리 지역에 대해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분양가를 제한하고, 1년 전에 분양된 아파트가 없는 경우에는 직전 분양가의 최대 110%까지 인상을 허용한다.

근래 분양단지가 없을 경우에는 시세도 함께 고려한다.

그러나 이달 24일 이후부터는 동일 행정구역에서 분양한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또 최근 1∼2년 내에도 신규 분양단지가 없을 때는 인근의 기존(준공)아파트 시세를 비교 대상으로 정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브라이튼 여의도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천430만원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여의도의 경우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는 한 곳도 없는데, 지난 2008년 3월 입주한 여의도 자이의 시세가 3.3㎡당 3천443만원 선이다.

인근 신길동, 대방동 등지는 여의도동보다 평균 매매가가 더 낮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14년간 새 아파트 분양이 없던 여의도는 비교 대상도 마땅찮은데 HUG가 이번에 개정한 심사 기준을 무조건 '원칙적으로' 적용한다면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 선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후분양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 관계자는 "가급적 연내 아파트 분양을 희망하지만 공사기간이 긴 만큼 후분양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률 80% 이상 단계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없이 건설회사간 연대보증이 있으면 분양보증없이 일반분양이 가능해진다.

지난달 HUG와 분양가 협의를 진행하다 분양가 격차를 좁히지 못해 중단한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단지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도 고민에 빠졌다.

이미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달 24일 이후 분양보증을 받급받지 못할 경우 자칫 분양가 책정에서 더 불리해질 수 있어서다.

HUG는 이 아파트에 대해 올해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일반분양가(3.3㎡당 4천569만원)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조합 측은 입지상의 차이 등을 들어 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방배그랑자이(3.3㎡당 4천687만원)보다 분양가가 낮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이 단지는 애초 선분양을 염두에 두고 공사비, 분양수입 등 자금계획을 짜 놓은 상태여서 당장 후분양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 측은 "조만간 대의원회의 등 임원 회의를 거쳐 HUG가 제시한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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