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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호' 바라카원전…정비사업 수주 성과 ‘기대 이하’

한국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을 수주했지만, 계약 범위나 기간이 애초 기대했던 데는 미치지 못해 '반쪽 성공'에 그쳤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4일 바라카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 에너지'와 정비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한국과 UAE가 원전 건설부터 설계, 운영, 정비까지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완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계약은 결코 쉽지 않았고 큰 성과"라며 "사실상 한국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한수원은 발전설비 정비업체인 한전KPS와 컨소시엄(팀코리아)을 꾸려 바라카원전 정비사업계약을 '통수주'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바라카원전은 한수원의 고유 기술로 만든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설치되는 만큼 한수원이 정비 계약을 모두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계약에서는 전체 사업 예상기간(10∼15년)보다 적은 5년으로 일단 기간을 한정했다.

또 수주전에서 팀코리아와 경쟁했던 미국 업체가 컨설팅 등 부수적 사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사업 계약 기간이 줄고 참여업체는 늘면서 단독·일괄수주할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계약금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원전

한국 원전 수출 1호 바라카원전…후속 성과는 '기대 이하'=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 떨어진 곳에 있는 바라카 원전은 APR1400 4기(총 5천600MW)로 구성된다.

바라카 1호기는 2012년 건설을 시작해 지난해 완료됐고, 현재 2, 3, 4호기 건설이 진행 중이다. 바라카원전 준공률은 현재 93% 이상이다.

한국은 2009년 12월 프랑스, 일본 등과 경합한 끝에 바라카 원전 건설 입찰에 성공해 중동 지역 최초의 원전 건설 입찰이자 한국 원전산업 사상 첫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바라카원전이 한수원의 APR1400으로 구성되는 만큼 준공 후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등의 업무를 맡는 장기정비계약(LTMA) 또한 한수원이 맡을 것이 유력시됐다. 한수원은 2016년 LTMA와 함께 핵심 운영권으로 꼽히는 운영지원계약(OSSA)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와가 LTMA의 계약형태를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바꾸고 미국의 얼라이드파워, 영국의 두산밥콕 등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약금액은 적지만 장기서비스계약(LTSA)이 프랑스전력공사(EDF)로 넘어갔다. 이후 나와가 계약을 통째로 한 업체에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업체와 나눠 계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한수원과 나와는 24일 계약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비사업을 수주업체에 일임하는 LTMA가 아니라 나와가 전체 사업의 주도권을 잡고 정비사업자에게 서비스를 받는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와는 경쟁입찰을 중단하고 여러 업체와 개별계약을 체결했다.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034020] 외에 어떤 업체와 계약을 맺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은 5년이되 추후 합의에 따라 연장하기로 했고, 계약금액은 나와가 발행하는 역무지시서(task order)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애초 목표했던 단독·일괄수주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그래도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한수원·KPS 컨소시엄이 얼마나 담당할지는 100% 명확하게 밝힐 순 없으나 대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외국기업(과의 계약)은 아직 발표가 나온 것이 없고 금액도 굉장히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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