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실적악화에 1분기 운영자금 조달 늘려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9.07.10 13:49:27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다른 부문에서 공급받는 자금 조달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여유 자금은 주택구매 감소로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올해 1∼3월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5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11년 1분기(23조7천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자금순환표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실물거래를 한 결과 자금이 얼마만큼 부족하거나 남았는지,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 남는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금융거래를 했는지를 정리한 통계다.

자금 운용이 조달보다 많으면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고, 자금 조달이 운용보다 많으면 다른 부문에서 자금을 공급한다. 통상 가계는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은 다른 부문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주체가 된다.

비금융 법인(통상 일반기업)이 1분기 중 순자금 조달 규모를 늘린 배경은 투자재원 마련보다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민간설비투자는 33조4천억원, 민간건설투자는 48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조7천억원, 2조7천억원 감소했다.

이인규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할 때 투자자금 수요보다는 운용자금 수요가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조달 확대에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여윳돈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6조7천억원으로 2016년 1분기(28조8천억원)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가계 부문의 신규 주택투자 규모가 감소한 게 순자금 운용의 확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주택구입을 가늠할 수 있는 주거용건물 건설투자는 지난해 1분기 26조1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조5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줄었다.

여윳돈이 늘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은 작년 4분기보다 74조4천억원 늘어난 2천15조4천억원을 나타냈다.

가계부채 안정성 지표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도 작년 4분기 2.08배에서 올해 1분기 2.12로 개선됐다. 이 비율은 작년 1분기 2.17배에서 2분기 2.15배, 3분기 2.14배를 나타내면서 작년 내내 악화한 바 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최근 3년간 가계는 금융자산보다는 주택 등 실물자산에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해왔다"며 "주택투자 부문이 다시 과열되지 않는다면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의 자금운용 방식은 금융기관 예치금이 37조7천억원 늘고, 채권(-9조3천억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3조1천억원)는 각각 줄었다.

1분기 정부 부문 순자금 운용 규모는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2015년 1분기 6조9천억원 순자금 조달을 한 이후 가장 낮은 순자금 운용 수준이다. 최근 경기 부진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 조달은 13조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5조3천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이는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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