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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금리인하 가능성 열어놔…자산매입 재개 가능성도

유럽중앙은행(ECB)은 25일(현지시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추가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CB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 발표 자료에서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ECB는 또 금리를 다시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자사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을 재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CB는 유로존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3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시작해 지난해 말 종료했다.

특히 ECB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밑도는 상황에서 통화 완화 정책을 장기적으로 펼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ECB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목표치에 계속해서 미치지 못할 경우, 적절한 모든 방안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를 위해 유로시스템위원회에 정책 금리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강화하는 방법과 새로운 자산 매입을 규모 및 구성 방법 등에 대해 검토하도록 맡기기로 했다.

이어 ECB는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은행이 받을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의 결정은 ECB가 통화 완화 정책 방향을 추가적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과 맞아 떨어진다.

ECB의 이런 발표로 인해 다시 순자산매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CB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유럽 경기에 대한 신호가 좋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7월 독일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3.1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7월 제조업 PMI 역시 46.4로 위축 국면이 악화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7월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인 Ifo 기업환경지수 역시 전문가 예상치를 밑도는 95.7로 집계됐다. 지난 6월의 97.4보다도 지수가 떨어진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과 산업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면서 "상당한 수준의 통화 부양책이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CB가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시사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관측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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