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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7개월 연속 0%대…통계청 “디스인플레이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또 0%대에 머물렀다. 지난 1월 0.8% 이래 7개월 연속 0%대다. 이는 2015년 2~11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채소 가격과 기름값, 집세 등을 중심으로 0%대 '저물가' 현상이 7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소비 부진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하락했다. 전년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이래 7개월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1∼7월 누계로는 0.6% 상승했다. 이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채소류 가격과 국제유가가 낮게 유지되며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하락폭이 커졌다"며 "7개월 연속 0%대 물가가 이어지는 현상은 '디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제유가와 채소류의 가격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0.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2%포인트 끌어내렸다. 특히 지난해보다 기상여건이 나아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6.4% 내렸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각각 2.7%, 0.2% 하락했다.

무 가격이 27.5% 떨어졌고 고구마(15.7%), 마늘(15.3%), 양파(14.6%), 돼지고기(10.8%) 가격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고구마 가격 하락 폭은 2016년 7월(18.3%)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마늘은 2017년 6월(17.1%), 양파는 올해 3월(30.3%)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공업제품은 보합 수준이었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새 5.9% 하락했다.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서비스 물가는 1.0% 상승했다. 전체 물가를 0.56%포인트 올렸다.

소비자물가추이

집세가 0.2% 하락했고 공공서비스가 0.1% 떨어졌다. 집세 가운데서도 전셋값이 보합 수준을 유지하며, 2006년 1월 0.1% 하락한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는 0.4% 하락했다.

다만 외식 비용이 1년 전보다 1.8%, 가사도우미 등 외식 외 물가가 1.9% 상승하면서 개인 서비스 물가 역시 1.9%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2.1%, 음식·숙박이 1.7% 각각 상승했다. 반면 통신은 2.6%, 교통은 1.6% 하락했다. 해외단체여행비는 0.9% 내렸으나 일본 보이콧 영향이라기보다는 성수기 일수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6%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9%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 올랐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상황에 대해 "저물가가 지속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된다"며 "총체적 수요 감소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후변화와 석유류 (유류세) 인하 등 외부요인, 집세와 공공서비스도 정책적인 측면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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