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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백색국가 배제] 제약바이오·의료계 "일본 조치, 영향 제한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른 통제 대상은 세균·미생물 증식과 배양에 쓰는 발효조와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 여과기(필터), 병원균 및 독소 등이다.

이와 관련,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발효조와 여과기 등은 독일이나 미국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체 가능한 품목이 많고, 대체할 수 없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바이러스 필터를 사용하고 있어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당장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제약사 등 고객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같은 불순물을 걸러주는 바이러스 필터 중 일부를 일본에서 공급받아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미 1년 치 물량을 확보해 문제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향후 고객사에 (일본산이 아닌) 다른 바이러스 필터로 부품을 바꾸자고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맡긴 고객사가 생산 시 특정 부품과 소재를 사용하라고 지정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변경을 요청할 수도 있다. 대신 다른 부품을 사용했더라도 동일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한다.

이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제품을 제시간에 공급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만 확인된다면 변경을 요청해도 무리 없을 것"이라며 "또한 재고 확보로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주문 등을) 미리 준비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조치로 인해 수입 과정에서 허가·심사 등의 절차가 길어지고, 이로 인해 공급 기간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일본의 조치로 그동안 수입해 온 제품에 대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할 경우 평균 90일 이상의 허가·심사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셀트리온 역시 일본의 조치에 대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일본산 바이러스 필터의 1년치 재고를 확보했으며 대체 방안도 마련해 완전한 교체를 진행 중"이라며 "다른 일본산 원부자재도 교체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는 일본에 4억5천686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국가별 의약품 수출현황 규모로 보면 3위다. 일본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5억7천3만달러로 5위다.

의료계 역시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일본 의료기기, 약품 등은 보유량이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고 대체품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나 약제 등은 구비가 된 상태여서 크게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제품은 대체품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