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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글로벌 통화정책 반년만에 '완화기조 급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자료를 분석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동향을 측정하는 확산지수(diffusion index)가 올해 7월 현재 34를 기록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지수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성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50보다 크면 최근 6개월 동안 긴축정책을 편 곳이 더 많고, 50보다 작으면 완화정책을 편 곳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피치는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지수가 75에 달한 만큼 긴축에서 완화 정책으로 변화가 급격했다고 지적했다.

BIS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중앙은행의 3분의 1 정도가 최근 6개월 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한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터키처럼 기준금리를 무려 4.25%포인트 내린 과격한 조치에 들어간 국가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3개월 동안 긴축정책을 펼친 곳은 노르웨이와 체코밖에 없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에 52%가 긴축기조, 3%가 완화 기조를 취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세 변화의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피치는 "지난 6개월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이 2009년 이후 어떤 기간보다 세계적으로 넓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중앙은행들은 다른 곳들보다 글로벌 경제에 명백히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여러 국가에 걸친 통화정책의 집단적 방향 전환 수준 때문에 기업, 가계, 금융시장의 심리가 중요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이번 분석에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다른 중앙은행들의 정책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와 세계 전역에 걸친 경기 사이클의 동조화 수준도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이 일제히 급변한 원인으로는 일단 글로벌 경제 전망의 악화, 통상정책의 방향과 파급력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글로벌 제조업 생산과 무역의 증가세 둔화가 지목됐다.

그러나 피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가 지난 12∼18개월 동안 저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 기조가 다른 지역 중앙은행들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피치는 작년 말에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긴축정책 동력이 커졌다는 점,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음에도 완화정책이 확산했다는 점, 현재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이 2009년과 비교하면 심각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연준이 2017년, 2018년 긴축에 들어갔다가 올해 초 완화로 정책 기조를 갑자기 바꾼 점이 글로벌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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