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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 수출 10% 감소…전자부품·화학 생산 부진

소재·부품의 1∼5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전통적 주력 산업인 섬유, 전자부품이나 일본이 수출규제 타깃으로 삼고 있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이 속한 화학물질 제품은 수출과 생산 모두 부진했다. 다만 일본산 소재부품 수입액은 전체 수입 감소액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대일의존도 또한 다소 낮아졌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1∼5월 한국 소재부품 누계 수출액은 1천145억2천800만달러(약 138조4천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했다.

전자부품이 -22.1%로 가장 큰 수출 감소세를 보였고 금속가공제품 -17.5%,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9.7%, 섬유제품 -2.1%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반면, 일반기계부품(6.8%),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4.7%), 정밀기기부품(3.7%), 수송기계부품(2.2%) 등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났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 331억7천200만달러, 미국 128억8천100만달러로 두 나라가 전체 수출액에서 약 30%를 차지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 수요가 줄어들면서 1위 거래처인 대중국 수출이 18.8% 급감한 것이 전체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미 수출은 2.8% 늘었다.

베트남은 9.1% 늘어난 113억1천500만달러로 수출국 3위에 올랐다. 대일본 수출은 전년보다 6.3% 감소한 54억9천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5월 소재부품 누계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든 723억7천600만달러(약 87조5천억원)였다.

금속가공제품(-16.4%), 정밀기기부품(-8.0%), 섬유제품(-7.1%),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5.6%), 일반기계부품(-5.2%) 등은 수입이 감소했고, 전자부품(3.4%),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2.7%), 비금속광물제품(2.3%) 수입은 늘었다.

이중 일본이 지난달 1일 수출규제를 단행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가 속하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은 이미 올해 들어 수입이 줄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입액은 중국이 231억4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11억4천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서 대일 수입액은 전체 수입액 하락률인 -1.4%를 훨씬 웃도는 8.4%가 줄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6.6%에서 15.4%로 감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높은 해외의존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전체 무역수지는 421억5천2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교역 규모가 큰 미국(46억6천800만달러), 중국(100억6천800만달러)과의 무역에서 모두 흑자를 봤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과의 무역수지는 56억4천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교역국 중 가장 큰 적자 규모이며 무역적자국 2위인 대만(-18억600만달러)과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1∼5월 중 소재부품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정밀기기부품(-11.1%), 섬유제품(-8.2%), 전자부품(-5.9%),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3.1%), 일반기계부품(-2.1%) 등의 생산이 전년보다 줄었다. 비금속광물제품은 7.1%, 수송기계부품은 5.1%,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은 2.4% 늘었다.

한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국산 기술을 개발해 검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 소재부품업계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이 처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지원이 밑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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