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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 가장 많이 판 KEB하나은행..최고경영자 책임 추궁 가능성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상품(DLS·DLF) 불완전 판매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고위험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게 된 내부 의사결정 과정, 상품 설계·기획과 판매의 총체적 문제점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상품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들의 무리한 판매 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경우는 개인 고객들에게 가장 많은 DLF를 팔았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경영방침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금감원이 이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국내 금융 회사의 DLS·DLF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99.1%가 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은행이 특정 소비자를 상대로 펀드(사모 DLF) 형태로 판매했다.

개인 투자자가 KEB하나은행에서 DLF를 산 액수는 3603억원이었고 가장 많았다. 총 1829명이다. 우리은행은 3414억원 어치를 팔았으며 1632명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는 262억원의 DLF를 팔았다. KB국민은행 측은 금리 하락을 예상해 판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9월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상품에 대한 금감원의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DLS는 금리와 원유 등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중수익 고위험 상품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문제가 된 상품은 영국·미국 CMS 금리와 연계한 사모펀드(DLF)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연동된 사모펀드(DLF)다. 영국·미국 CSM 금리와 연계한 사모펀드의 경우,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태이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만기인 9-11월 까지의 예상 손실률은 95.1%에 달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무리하게 판매했는지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심각한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최대 70%의 배상책임을 질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총체적인 시스템을 살펴볼 예정이라,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 추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KEB하나은행 노동조합도 경영진을 비판했다.

직원들이 지난 4월부터 손실 가능성을 인지, 관련 부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노조는 21일 낸 성명에서 "금리 하락 추세가 심각함을 감지한 자산관리 직원(PB)들이 지난 4월부터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고객이 손절매할 수 있도록 환매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관련 부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노조가 이 상품에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담당 임원에게 직원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라며 "그러나 경영진이 자본시장법 위배 가능성, 중도 환매수수료를 우대했을 때 다른 고객 수익에 미치는 영향, 배임 우려 등을 내세우며 안일한 대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또, "이 사태 해결책 모색을 위해 노조와 행장, 판매영업점 지점장, 본부장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를 이날 열기로 했으나, 경영진이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금융사들이 파생상품 비율을 낮추는 상황에서 국내 4대 금융지주 전체 파생상품의 40%가 하나금융에 집중 돼 있다"며 "은행을 넘어 지주 경영진의 책임도 따져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비이자이익을 강조하는 경영진 입맛에 맞추려고 무리한 상품 설계를 한 것은 아닌지, 시장 예측을 무시하고 판매를 결정한 귀책은 없는지, 콜옵션에 대한 발행사(하나금융투자)와 판매사(KEB하나은행)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