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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손해 극대화 우려 속에서도 상품 판매 강행한 우리은행·KEB하나은행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기초자산 금리의 방향성이 바뀐 이후에도 해당 상품을 계속해서 판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산 금리의 방향성이 바뀌면 원금 전액 손실 등 고객의 손해가 극대화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데도 상품 판매를 강행했다. 이는 판매 상품에 대한 위험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금융당국의 향후 책임 소재 규명 과정에서 주요 점검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달 22일을 기준으로 각 은행에서 판매 돼 잔액이 남은 DLF는 우리은행은 93개, KEB하나은행은 117개다.

현재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이 금리를 기반으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DLF 일부가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 독일 국채 금리는 올 해 3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달 말에는 사상 최저치인 -0.72%까지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6월 24일까지 계속 팔았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93개 가운데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달 22일 수준(-0.692%)으로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손실률이 84-98%에 달하는 상품은 19개다.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에 연동한 DLF를 판매한 KEB하나은행은 해당 금리가 지난 달 22일 수준(영국 0.651%, 미국 1.405%)에 머무른다면 잔액이 있는 117개 DLF 상품 중 1개만 3.5% 수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전액 손실 위험에 가려졌으나, 나머지 116개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최저 -43%, 최고 -60%에 이른다. 투자 잔액은 3839억원이다.

KEB하나은행은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던 올 해 3월 초부터 미국·영국 CMS 연계 DLF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왔으나, 4월과 5월에도 4개 상품에 163억원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