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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8K TV' 논쟁 중인 LG전자와 삼성전자

"소비자는 매장에서 눈으로 비교해 보며 판단을 해 TV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된다. LG전자가 말하는 이런 논쟁의 얘기들이 소비자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회'에서 들은 어려운 설명들 중 이것이 가장 귀에 들어오는 말이었다. 이날 내용들은 기술적 설명들이라 듣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LG전자가 이날 진행한 시연에서 영상을 보면서도 "뭐가 그렇게 다르고 문제라는건지 모르겠다"란 생각이 많았다. 결국, 경쟁 업체간 기술적 논쟁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됐다. 언론을 통해 배포·이슈화해 공론화하고자 하는 LG전자의 뜻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를 포함, 다른 업체까지 8K가 아닌 4K가 되서는 안 되고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LG전자 남호준 전무(HE연구소장)은 말했다. 소비자가 받게 될 피해에 대해 강조했다. 남 전무는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도 했다.

LG전자가 이날 설명회를 연데 이어, 삼성전자도 같은 날 '8K 화질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LG전자는 화면 비교 영상, 사진을 보여주며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영문을 보여주며 차이를 설명해보이기도 했고 이미지를 띄우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검정색 바탕에 흰색 영문을 보여줬는데, 화질 선명도가 높을수록 흰색과 검정색이 명확하게 표현된다고 한다. 그러나, 육안으로 이를 확인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 그저 드는 생각은 "저걸 일반인들이 뭘 그리 관심을 갖겠나"란 생각 뿐이었다.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을 듣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기도 했다.

LG전자는 화질 선명도(Cm)가 50% 미만인 경우, 화소 수가 8K에 해당하더라도 8K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출시된 몇몇 8K 제품들이 픽셀 개수와 해상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레드 TV에 대해 LCD TV의 일종인 QLED TV(QD-LCD TV)와 전혀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를 비롯해 전세계 15개 TV 업체가 올레드 TV를 판매 중이다.

같은 날, LG전자의 움직에 삼성전자는 동일하게 설명회를 열고 대응했다. '8K TV' 논쟁에 대한 맞대응인 것이다. 검증에 화질 선명도 등의 중요성을 언급한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요소로 평가되야 한다고 반박했다. 화질 선명도가 화질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남 전무는 "화질 선명도 값과 관련, 모든 업체를 분석한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다른 곳에선 Cm 값에 대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비교했듯, 삼성전자도 이에 맞섰다. 삼성전자 QLED 8K TV가 원활히 표현하는 콘텐츠를 OLED TV의 경우는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LG전자의 경우는 이날, 19 OLED(65C9)와 19 Q-LED(65Q950)를 비교했는데, OLED가 4K임에 반해 Q-LED는 8K인데도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비교했다.

왜 유독 삼성전자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물음에 남 전무는 "정확한건 삼성전자에서 말해야할 것"이라며 "꾸준히 시장에서 이슈가 돼 왔다"고 했다. "언론과 소비자를 상대할 게 아니라 허위·과장 광고로 제소를 하면 되는거 아닌가"란 질문에 남 전문는 "8K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해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제소는 별개의 문제"라고 답했다.

LG전자 이전석 상무(HE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은 "글로벌에도 알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8K는 이제 막 태동한 시장이다. 상호 조심스럽게 가야한다. 기준에 맞는 제품으로 변화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남 전무는 "'삼성전자의 2019년 TV가 안 좋으니 사지 말라'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국제 합의에 정해진 8K 해상도 규정에 따라 측정을 해 보니, 규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LG전자 백선필 팀장(TV상품전략팀)은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 회의가 정기적으로 있고 조만간 있을 거다. 여기에서도 이런 논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새 기준이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 될 것으로 안다"며 "새 기술이 나오면 새 측정법이 필요한지에 대해 여기에서 정의가 내려질 것이다"고 말했다.

소송감이 되면 그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이 상무는 "소를 걸면 사기 죄가 걸릴 수 있을텐데, 구속력은 모르겠다"며 "그러나, 이런 영역으로 가자는건 아니다. 첨단 기술이라 정보 비대칭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제조사별로 맘대로 가버리면 산업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태동 시기인데, 자정 노력을 하자는 걸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눈으로 구별하기도 어려운데 이런 기술적 논쟁에 대해 굳이 소비자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8K가 이제 시작되는 시장이라, 양사가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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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