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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잠재력 내세워 비핵화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성장 잠재력을 내세우며 비핵화를 촉구했다.

북한이 원하는 안전보장이나 자신이 최근 언급한 '새 방법론'과 관련한 구체적인 메시지는 담기지 않았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비핵화 시 상응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거론하며 "미국은 영원한 적을 믿지 않는다. 전쟁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가장 용기 있는 자들이 평화를 택할 수 있다는 걸 미국은 안다"고 말한 뒤 곧바로 "같은 이유로 우리는 한반도에서 대담한 외교를 추구해왔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말해줬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잠재력의 실현을 위해 북한은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목표가 화합이며 끝없는 전쟁과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면서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넘어갔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북한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화할 각종 상응조치가 제공될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에 그친 셈이다.

연설에 담길 가능성이 있어 주목돼온 대북 안전보장이나 '새 방법론' 관련 언급은 따로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내친 뒤 그가 언급했던 '선(先) 핵폐기-후(後)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비난하면서 '새 방법론'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조만간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유연성 발휘의 여지를 넓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북 안전보장이나 '새 방법론'의 골격을 제시하는 대신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실무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만큼 조만간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구체적 언급을 삼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30일 유엔총회 연단에 오를 것으로 전해진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연설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북한측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불참하고 대사급이 연설에 나서는 것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동일한 선상에서 메시지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메시지가 김 대사의 연설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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