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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0억불, EU 40억불 관세장전...통상갈등 우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갈등이 또 한 차례 관세 공방으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의 책임을 물어 미국이 80억 달러(약 9조6천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WTO의 결정이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해 EU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뒤 WTO 승인을 반영해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르면 다음 달 관세를 집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USTR이 제시한 관세 표적에는 항공기와 그 부품뿐만 아니라 와인, 위스키, 가죽 제품과 같은 명품이 포함돼있다.

EU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보복 방안을 모색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EU가 40억 달러(약 4조8천억원)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 반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며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이 이런 반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버스 보조금을 둘러싸고 미국과 EU는 15년간 WTO에서 공방을 벌여왔다.

미국은 2004년 EU의 보조금 지급을 WTO에 제소했다. 이에 WTO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했다.

EU도 항공사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로부터 보복관세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대서양을 둘러싼 안보동맹인 미국과 EU는 그렇지 않아도 이미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통상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들어 EU의 철강, 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EU는 청바지, 오토바이, 버번과 같은 미국 특산물에 맞불을 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의 주축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에 고율관세를 경고하자 EU가 이에 대한 보복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어버스 보조금을 두고 이번에 징벌과 보복이 되풀이되면 미국과 유럽의 긴장이 현저히 고조되고 글로벌 무역질서가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크탱크 외교관계위원회(CFR)의 선임 연구원인 에드워드 앨던은 "EU가 이번 조치를 강행하면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을 막으려는 WTO 규정들이 또 다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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