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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탓에 美·유럽기업들 2분기 27조 타격

각종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환율 변화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환율변화의 영향을 추적하는 업체인 카이리바는 올해 2분기에 북미와 유럽에서 주요 상장기업들이 환율 변화 때문에 입은 손실이 225억6천만 달러(약 26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카이리바는 환차손을 비롯한 이 같은 위험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근거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통상마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글로벌 경기둔화나 침체 우려 등이 거론됐다.

최근 미국의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부진과 더불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과 더불어 오르내렸으며 터키 리라화 같은 통화도 개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불안을 노출했다.

카이리바의 선임 전략가인 볼프강 쾨스터는 "기업들이 환율 리스크를 관리할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변덕스러운 환경에서 계속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올해 3분기 실적을 설명하며 환율 변화를 주요 부진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의료기구 제조사인 애벗 레버러토리스는 환율 때문에 인도,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4개 주요 신흥국에서 매출이 4% 줄었다고 밝혔다.

제약업체인 존슨앤드존슨도 환율의 영향 때문에 미국 밖에서 매출이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환율 때문에 순매출이 1억1천500만 달러(약 1천400억원) 줄어 올해 초부터 환율에 따른 타격이 9억3천100만 달러(약 1조1천억원)까지 누적됐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틴 킹은 "환율은 정말 예측하기 힘들다"며 일본 엔화를 비롯한 몇몇 통화들의 변동 위험을 회피할 대책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리바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와 나스닥에 상장된 북미기업들이 올해 1분기 233억9천만 달러(약 27조6천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210억1천만 달러(약 24조8천억원)의 환율과 관련한 손실을 기록했다.

영국 FSTE100 지수, 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의 통합증시인 유로넥스트에 등재된 유럽 기업들도 올해 환율의 영향 때문에 1분기 33억1천만 달러(약 3조9천억원)에 이어 2분기 15억5천만 달러(약 1조8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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