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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국내서만 명성 있는 현대차 '그랜저'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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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애초에는 현대자동차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에 대해 비판적 판단이 들었다. '색다름'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꾸만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래 지향성을 담았다는 것도 알겠으나, 이전 '그랜저'가 가졌던 중후함이 사라져버렸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대해서는 비판과 칭찬이 갈리고 있다.

이번 '그랜저'는 국내만을 위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염두하고 내놓지 않았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내놓지 않는다. 국내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만 볼 건 아니겠으나, 기본적으로 수출을 하는 게 옳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현대차 월간 판매량에서 '그랜저'의 국내를 포함한 해외 판매량에서 후자에 대해서는 수치가 없다는 것이 제조사에 있어서나 더 나아가, 국내 산업에서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에 미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판단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우리나라처럼 대형 세단이 잘 팔리고 있지 않고 SUV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대차에 있어, 미국 시장은 월간 판매량에서 중국과 유럽보다는 낫지만, 국내보다 수치가 높기 때문에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그랜저'는 북미에 '아제라'란 이름으로 수출이 됐었다. 지난 2016년에 6세대가 나온 이후 해당 시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실제 지난 10월에 기자는 미국 동부를 갔었는데, 어느 도로에서도 '그랜저'를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 완성차 메이커인 현대차그룹이 만든 차량을 이름이 같지는 않지만, 국외에서도 불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안타까움이 있는 부분이 되는 점도 있다. 국내 판매만 된다는 것으로 인해 이번 '그랜저'에 대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에서만 잘하면 안 되고 밖에서 더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번 '그랜저' 상품성에 대해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수입차들이 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그랜저'는 가솔린 엔진이 2종류이고 하이브리드 모델과 LPi도 있는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체에서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고 있는 렉서스가 가장 긴장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라는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 차 업체들이 할인 정책을 쓰며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해당 사안이 사라진 상황이 아니고 '그랜저'의 영향이라는 것이 국내서 매우 클 것이기 때문에 판매 수치에 대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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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이번 '그랜저' 디자인에서는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진행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과 관련한 행사에서는 시승까지도 동시에 기자들에게 제공됐는데, 마름모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이며 더 신기한 건, 해당 마름모에 주간주행등(DRL)과 깜빡이 불빛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를 '히딩 라이팅 램프'라고 현대차는 부르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 보는 후면 램프는 인상적이다. 미래지향적이다. 빨간색의 얇은 선으로 된 램프가 이어져 뻗어 있다. 가까이에서 보면, 삼각형 형태로 돼 있다. 그러나, 주위가 밝은 상황에서 시승 과정 중 뒤따라가며 보니, 후면 전체적 디자인에 어색함이 있었다.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 어리숙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예전, 캐딜락 'CT6'가 새롭게 나왔을 때 뒤따라가는 상황에서 후면을 보며 느낌 그런 어색함이 떠올랐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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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플래그십 세단답다. 중후하며 고급스럽다. 공간이 넓어 좋고 시트의 크기는 대형 세단답다. 가죽의 재질과 바느질 선의 디자인에서도 소재의 질감이 높다. 뒷좌석 헤드레스트에는 푹신한 베개가 하나 더 마련돼 있는데 무척 푹신푹신하다. 플래그십 세단다운 상품성이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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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클러스터)이 모두 디지털화 돼 있다. 12.3인치 내비게이션의 크기는 많이 크다고 느껴질 정도이며 차량 판매를 목표로 하는 연령대에 맞는 크기로 보였다. 이 2개의 액정은 경계가 없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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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팅 타입의 전자식 변속 버튼(SBW)이 적용된 점도 장점이며, 그 옆으로는 비스듬한 형태로 만들어 놓은 무선 충전을 하는 곳이 마련 돼 있다. 뚜껑을 여닫는 과정이 매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소음이 없고 불편함도 없는데, 이 또한 플래그십 세단답다. 두툼한 편인 스티어링 휠은 소재도 고급스럽고 편안하나, 한 손 운전을 할 때 형태에 있어서 불편함을 줬다. 한 손 운전을 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었다. 디자인이 좋긴 하나, 불편했다. 더불어, 크롬 장식으로 된 부분은 열선이 되지 않아 이 또한 단점이 되는 부분이다. 운전석 왼손 팔을 걸어두는 곳의 소재가 미끌미끌한 편인, 편안함을 주는 소재는 아닌 것도 단점으로 다가왔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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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 갑자기 허리 쪽에서 뭔가가 움직였는데, 이것은 장시간 주행 시에 허리 지지대를 4방향으로 자동 작동 시켜 척추 피로를 풀어주는 기능이다. '2세대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며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그러나, 해당 기능이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공기 청정시스템도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는데, 내기 순환 조장 문제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상태다. 현대차는 초미세먼지를 99% 수치까지 제거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문제는 자동 작동 조건이 '내기 모드'라는 점 때문이다. '외기'가 아닌, '내기'는 의미가 없는 말일 뿐이고 더 나아가 '내기 모드'라는 점은 졸음운전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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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율주행은 잘 이뤄졌는데 다만 한번 고속도로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져 놀라기도 했다. 핸들 미소지 시, 계기판 오른편에서 이미지를 동반한 경고음이 나며 이것이 반복되면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를 해제시켰다. 이런 상황에서도 반자율주행은 계속 진행됐다. 코너에서도 잘 돌아나가, 현대차의 해당 기술은 신뢰성이 높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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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차는 '3.3 가솔린 모델'이었는데, 가속 성능이 매우 좋았다. 급가속을 해봤을 때는 "이게 편안한 차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보여준다. 정숙성도 좋다. 바깥소리보다 엔진 소리가 더 들릴 정도였다. 코너링 능력도 매우 좋고 핸들링도 가벼운 편이며 중후한 맛이 있다. 차체는 눈에 보이는 크기에 비해 무거운 느낌을 주지 않으며 널찍한 차를 운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살짝 굼뜬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프래그십 세단다운 차량 운행 느낌을 준다. 이전 '그랜저'는 매우 물렁물렁한 승차감을 줬는데, 이보다는 더 딱딱해진 감성을 전해주고 있다.

복합 연비는 9.9km/L인데, 가장 높게 나온 수치는 자유로에서의 수치인 7.6km/L이었다. 고속도로에서는 나쁠 때는 4.3km/L이 나타났다. 보통, 6km/L대의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곽순환 고속도에서 7.4km/L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테스트를 위해 잠시 진행한 급가속 빼고는 고속도로서 주행 규정 속도를 지키며 주행했고 차량에 대해 알아봐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편안한 운행이 주를 이뤘다.

이번 '그랜저'의 내년 말까지의 판매 목표는 11만대이며,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 11일간의 사전계약 대수는 3만2179대였다고 한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장재훈 부사장은 이날, "이는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유례가 없던 기록이다"라고 했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대차는 '그랜저'에 대한 홍보에 '성공'에 대해 잘못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공'의 의미에 대해 잘못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돈을 잘 벌고 좋은 회사에 다녀야 성공한 것이라고 현대차는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는 좋은 차, '그랜저'와 같은 차를 타면 성공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랜저' 같은 차를 탈 수 있으면 좋은 일이다. 이를 위해 노력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도전하며 사는 것도 성공한 인생이다. 현대차가 이날 '그랜저' 국내 출시 행사 포문을 열게 한 웹툰 작가 김풍 씨를 초대했으면서도 왜 이와는 다른 얘기로 '그랜저'에 대해 전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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